가자지구, 폐타이어와 바꾼 생명
가자지구, 폐타이어와 바꾼 생명
  • 김동문
  • 승인 2018.04.01 04: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자지구 시위 현장에서 폐타이어를 옮기던 중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Mahmoud Abu Salama

지난 3월 230일 오후,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땅의 날 시위 과정에 17명(일부 언론은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중 한 사람이 '압둘 파타 압둔 나비'(19, Abdul Fattah Abdul Nabi)이다. 관련 영상 자료에 따르면, 가자 지구 동쪽 경계 지역에서 폐타이어를 옮기던 과정에 이스라엘 저격병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결과적으로 폐타이어 하나와 자신의 목숨을 맞바꾼 것이다.

폐타이어는 어떤 의미이고 가치를 지닌 것일까? 왜 압둘 파타는 시위 현장에서 그것을 확보하고자 했고, 이스라엘 저격병은 그에게 총격을 가한 것일까?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위 현장에서 아주 드물게 화염병 투척이 벌어진다. 시위대 일부에 의해 물매나 새총을 이용한 투석도 전개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위대는 단순, 비무장 상태에서 구호를 외치는 주민들이다.

ⓒMahmoud Abu Salama

또한 시위 현장에서 폐타이어를 태우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다. 시위 현장의 분노를 드러내고, 이스라엘군의 총격, 저격 등의 군사 행동을 흐뜨러뜨리는 효과도 노린다. 즉 이스라엘 군의 시야를 흐리게 함으로써 팔레스타인 시위대 자신을 보호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대상으로 군사 작전 중인 이스라엘 군은, 작전 수행의 원활함을 확보하기 위해 총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총을 갖지도, 화염병을 소지하지도 않은 비무장 상태의 시위 주민이 아니었던가?

폐타이어와 한 생명! 사람의 생명이, 참 그렇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