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중지론 입장에서 본 김요한 목사의 "지렁이의 기도"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은사중지론 입장에서 본 김요한 목사의 "지렁이의 기도"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 허성식
  • 승인 2017.11.29 1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요한, 지렁이의 기도 삼위일체 하나님과 함께하는 신실한 여정, 새물결플러스, 2017년
김요한, 지렁이의 기도 삼위일체 하나님과 함께하는 신실한 여정, 새물결플러스, 2017년
김요한, 지렁이의 기도 삼위일체 하나님과 함께하는 신실한 여정, 새물결플러스, 2017년

은사중지론을 주장하는 입장에 서 있는 분들을 보면, 먼저, 영국 복음주의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분 중 하나였던 존 스토트를 비롯한 복음주의권에 속한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보수교단에도 N 목사님을 비롯해 방언을 귀신 노름이나 심리적인 혼란 상태 정도로 보고 비판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리고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분으로는 옥한흠 목사님의 아들 되신 옥성호 형제님도 성령의 은사들에 대해 은사중지론 입장에서 방언을 비롯한 성령의 은사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금 재미난 점은 한국에서 은사중지론적 입장에서 은사중심주의 운동을 비판하는 분들 가운데 한국교회 개혁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분들이 한국교회의 개혁의 대상 가운데 하나로서 은사주의를 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은사중지론의 입장에서는 은사주의자들이지만 제가 보는 입장에서는 "은사중심주의"라고 생각되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입장에 서 있는 분들이 또한 큰 그룹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먼저는 신사도운동을 하는 피터 와그너를 중심으로 한 오순절계통의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이 이런 은사주의 내지는 은사중심주의를 대변하고 강력하게 지지하는 그룹들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용조 목사님 생존부터 온누리교회도 예수전도단의 성령운동과 은사주의의 영향으로 인해서 이런 은사중심운동을 지지하는 입장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적지 않은 복음주의권의 교회들 가운데서도 방언을 비롯한 성령의 은사에 대해 우호적이거나 적극 지지하는 분들이 사실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알파운동의 핵심이라고 보여 지는 성령 사역을 통한 은사운동이나, 손기철 장로의 집회와 같은 은사집회 등을 통해 나타난 방언, 축사, 신유 사역 등을 통해 나타나는 은사중심의 집회를 통해서 은사주의 내지는 은사중심주의가 많이 확산되어 왔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주목할 만한 점은 규장출판사와 김우현 피디 같은 분들이 대중적으로 이런 은사운동의 소개와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의 입장은 개인적으로 은사중지론과 은사중심주의 모두 극단적으로 나갈 경우 성령의 역사를 거스르게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우선, 은사중지론의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오순절 운동이 가지는 역사적, 신학적, 신앙적 의미에 대해 별로 깊이 고민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교단적, 신학적, 신앙 전통적 입장에 갇힌 상태에서 그냥 자신들이 경험한 바 없고 배운 바 없으니 성령의 은사는 지금 시대에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은사주의운동을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무속적, 주술적 현상으로 평가절하하거나, 심한 경우는 마귀의 거짓된 기만이라고 비판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은사중지론을 주장하는 분들의 입장은 기독교역사의 흐름 가운데서 나타난 하나님의 성령의 역사를 너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20세기 이후에 전 세계적으로 강력하게 일어나고 있는 오순절 운동은 세계교회가 거의 모두 한 목소리로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다수 신학자들, 특히 역사학자들과 선교학자들은 이와 같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오순절 성령운동을 이 시대에 하나님이 하시는 가장 중요한 역사 중 하나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교회와 신학계가 공히 오순절운동에 대해서 일치된 의견을 내는 상황에서 이런 성령의 역사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지는 성령의 은사들에 대한 경험 부분을 부정하고 무시해버리는 것은 올바른 신학적인 접근이나 이해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은사중지론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확실히 하나는 있습니다. 그것은 우선 이런 비판을 통해서 우리는 항상 먼저 "신앙의 본질""신학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특별히 은사중심주의로 인해 교회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들을 고려해본다면, 은사중지론을 주장하는 분들의 날선 비판들은 성령운동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올바로 보게 해주는 선한 역할을 하고 있음 또한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은사중지론의 긍정적인 기능에도 불구하고 "구더기 무서워서 장 담그는 것을 하지 못하는 일"을 교회가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 신앙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귀한 명분을 위한다는 목적을 위해서, "신앙생활의 중요한 내용이 되는 성령의 은사들: 방언, 통역, 예언, 신유, 축귀 등," 이런 부분에 대해서 부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올바른 신학적 입장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제 입장에서 보면, 기독교 신앙과 신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하나님 체험"이라고 생각이 되고, 이런 하나님 체험 중 중요한 부분이 바로 성령을 통해 경험하게 하시는 신령한 은사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령을 통해 경험하는 다양한 은사 체험과 신비한 일들을 아는 것이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은사중심주의자들은 항상 그들에 대해 가해지는 날선 비판들에 대해 경허한 자세로 경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은사중심주의를 추구한 목회자들이나 교회들은 거의 예외없이 교회 안에서 대중의 심리적인 교묘하게 악용해서, 교인들 가운데 기복주의, 무속주의, 주술주의, 맘몬주의 등을 조장하는 악한 일들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들 중 제일 큰 병폐는 이런 것들이 모두 합해져서 만들어 내는 "광신주의"가 교회를 지배할 때입니다. 은사주의자들이나 은사중심자들 모두 그런 점에서 성령의 은사를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하는 삶에 대해 늘 깨어 고민하면서, 성령의 은사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영성과 통합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런 은사중지론과 은사중심주의에 관한 논쟁이나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있노라면, 김요한 목사님의 "지렁이 기도"가 가지는 장점들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한편으로는 하나님께서 김 목사님과 이 책을 통해서 한국교회 안에서 소위 교회개혁을 주장하는 목회자들이나 신학자들 가운데서,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영성을 가진 분들에 대해 "성령운동을 통한 교회개혁"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시면서, 이분들에게 "성령 중심의 합리성" 혹은 "체험중심의 합리성" 내지는 "성령의 은사들을 통해 주시는 인간 이성의 한계 체험" 등에 대해 말씀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들은 하나님의 교회는 사람들의 제한적인 경험과 이성적 판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이 인간 경험과 이성을 넘어 일하시는 초자연적인 신비스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경험되는 공동체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김요한 목사님과 쓰신 기도에 관한 책을 통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은사중지론자들의 집중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이런 비판의 원인을 제공하는 일들, 즉 이제까지 반복적으로 은사중지론자들이 보여 온 기복신앙, 무속신앙, 맘몬신앙에 대한 잘못을 준엄하게 책망하면서 올바른 은사 사용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은사중심주의의 가장 큰 폐해는 성령의 은사를 세속적인 신앙으로 전락시킨 점입니다. 이처럼 한국교회 안의 은사중심주의 운동에 자주 나타나는 은사중심이면서 세속신앙을 보이는 기막힌 모순적인 신앙 양태에 대해서 김목사님과 쓰신 책이 하나의 경고등과 같은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김목사님을 통해서 주님께서 성령운동과 은사운동이 어떤 식으로 교회 공동체 안에서 일어나야 하고 경험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신다고 생각합니다.

은사중지론도 아니고, 은사중심주의도 아니고, 참된 성령운동으로서 기도를 통한 개인과 가정, 일터와 교회, 그리고 한국사회와 세상 전체의 개혁을 꿈꾸고 이를 위해 애쓰는 김요한 목사님을 통해 보여주시는 기도하는 삶과 광장에서의 삶의 통합, 개인의 치유와 가정의 치유의 통합, 초대교회 성령운동과 현대교회 성령운동의 통합, 전통교회와 오순절교회의 통합 등, 하나님께서 한국교회 안에 하나 되게 하시는 놀라운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게 하심으로 인해 감사드립니다. 이 땅에 성령께서 들어 쓰시는 수많은 지렁이들이 성령의 단비를 맞으면서 이 황무한 한국 땅, 그리고 나아가 북한 땅에서도 뗴를 저어 일어나길 소망합니다. 이런 수많은 저렁이들이 꿈틀거리면서 기어가는 동안 이 땅에 뿌려진 은사중지론이나 은사중심주의의 인공적인 비료들을 다 먹어 삼켜버리길 소망합니다. 그래서 이런 지렁이들을 통해서 이 땅이 전부 옥토로 바뀌는 그날을 꿈꿔 봅니다. 어쩌면 지렁이 기도 책을 통해서 주님께서 이런 황무지를 지렁이로 옥토되게 하시는 성령의 역사를 시작하고 계신 줄도 모릅니다.

이 책을 통해 내리기 시작한 성령의 단비, 이런 단비를 맞은 지렁이들, 가뭄으로 땅 위에서 죽어가던 지렁이들이 살아나는 일을 통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혼과 가정, 세상의 모든 일터들과 교회들에, 그리고 대한민국과 휴전선 너머의 북한 땅까지 이 한반도 전체가 주님이 다스리시는 옥토가 되게 하옵소서.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글쓴이 허성식 목사는, 프린스턴신학교 선교학 박사, 현재 숭의여자대학교와 주안대학원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