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레터(La corrispondenza, Correspondence)
시크릿 레터(La corrispondenza, Correspondence)
  • 이진영
  • 승인 2017.11.22 08: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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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 개봉 예정
<시크릿 레터(La corrispondenza, Correspondence)> : Love, immortality and just one mistake (1123일 개봉 예정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출연 : 제레미 아이언스, 올가 쿠릴렌코
ⓒ 시크릿 레터
ⓒ 시크릿 레터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이해할 수 없는 두 가지는 영원성(eternity)과 사랑이 아닐까. 하지만 사람들은 죽도록 말한다. ‘영원히 사랑한다고

영화 <시크릿 레터> 속 연인 에드와 에이미 또한 그런 영원한 사랑을 꿈꿨을 것이다. 그러나 그토록 사랑한 에드가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 청천벽력 같은 그의 사망 소식. 뇌종양으로 오래전 예정된 죽음이었지만, 에이미는 사랑하는 남자가 죽음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슬픔과 충격 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그녀에게, 에드의 이름으로 이메일, 편지, 선물과 소포 등이 도착한다.

물론 준비된 선물들이었고, 에드는 죽음 이후 그렇게라도 연인의 곁에 남고 싶었던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으니, 결국 마지막 편지에서 이렇게 작별인사를 한다.

모든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영원이란 선물을 받아
그럼 왜 인간이 죽는지 궁금하지?
그건 인간의 문제야.
누구나 실수를 하거든.
한 가지 큰 실수를 해.
그 딱 한 가지인데...

바로 그 실수 때문에 영원히 살 수 없어

하지만 살아있는 동안만큼은 인간은 자신을 채우고 싶어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기억하는 사랑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는 <제리 맥과이어>'당신만이 나를 채워줄 수 있어/당신만이 나를 완벽한 나로 만들어줄 수 있어(You complete me)’이다. 나의 편협한 해석일지는 모르지만,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중심 에너지는 채움인 것이다.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 ⓒ 시크릿 레터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 ⓒ 시크릿 레터

그래서일까. 에드는, 에이미 인생에서 가장 아픈 곳을 그녀가 직면해서 풀어갈 수 있도록 준비한다. 상처의 치유는 그것에 정면으로 대응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면서 시작된다. 자신이 얼마나 아픈지를 바라보아야, 구겨진 자화상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용서해야, 그때서야 결핍된 영혼이 채워져 가는 것이다. 에이미도 힘겹지만 치유의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영원사랑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에게, ‘영원히 사랑한다는 말은 모순일 수 있지만, 죽음에서 자유하지 않기에 영원을 꿈꾸고, 사랑이 뭔지 모르기에 덥석 사랑해버리는, 그것이 바로 우리 불완전한 인간의 시크릿 레터이다.

우리 가슴에 아련한 영상을 남긴 명작 <시네마천국>의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과 엔니오 모리코네가의 음악, 그리고 이탈리아 북서부 오르타 호수 안, 수채화 같이 아름다운 보르고 벤토소(산 줄리오 섬)’ 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하는, <시크릿 레터> 속으로의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글쓴이 이진영은, 이제 19년차인 영화번역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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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하 2022-06-02 21:39:24
좋은 글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