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만 문제가 아니다.
명성교회만 문제가 아니다.
  • 옥성득
  • 승인 2017.11.13 0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성득의 새로 쓰는 한국교회사 - ​​​​​​​기업형 교회(corporate church) 비판 2
명성교회 홈페이지 설교 동영상 갈무리
명성교회 홈페이지 설교 동영상 갈무리 ⓒ 명성교회

명성교회와 김부자 비판과 세습반대운동은 앞으로 치열하게 지속되고 지속되어야 한다. 동시에 우리는 다른 대형교회에 대한 우리의 태도도 점검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분당우리교회와 이찬수 목사의 애매한 태도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 사랑의교회라는 대형교회 패러다임에서 자라 그것을 재생산하여 성장 이익을 향유한 교회는 이미 그 패러다임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에 빠져 나오기 힘들다.

일반 신도는 말할 것도 없고, 신학생과 부목사에게 대형교회 자리는 선망의 대상이 아닌가. 누가 누구를 비판한단 말인가? 나는 1993년 온누리교회가 3000명의 메가처치로 진입하자 그 교회 전임전도사직을 사임하고 떠났다. 서울이라는 문명과 대형교회라는 문화의 비인간성과 비목회성을 보았다. 이후 온누리교회는 10년 만에 10배로 압축 성장했다. 초국가기업처럼 해외비전교회들도 지점을 확장했다.

기업형 교회(coporate church)CEO 담임목사와 임원인 장로들이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경영하는 비지니스이다. 기업은 숫자로 표시되는 가시적 성장, 확장을 추진해야 한다. 세계화, 대마불사(大馬不死), 양질의 프로그램 상품, 극장식 예배당, 고학력의 선전자인 목회자 등등이 필요하다.

그 한 축이었던 사랑의교회 옥한흠목사님, 남서울교회 홍정길목사님도 은퇴하면서 기업형 교회가 생산한 '제자들'의 삶과 그 교회가 세상과 다르지 않아 실패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그 후속 조치가 없거나 약했다.

소형, 중형, 대형 상관없이 모두 기업형 개교회로 운영되는 한국교회. 그러니 누가 누가를 비판할 것인가? 자립도 못하는 소형 구멍가게 같은 교회가 80%에 가깝다. 그런 교회를 양산하는 한국 교단들과 신학교들의 패러다임을 왜 비판하지 못하는가? 독립, 자립하지 못하는 기업이 기업인가? 그런 목회자를 양산하는 신학교가 신학교인가? 소형교회나 신학교에는 부패가 없으며 비리가 없는가?

교회가 기업이라면 세습은 칭찬받아야 한다. 가업을 이어 받아 그 힘든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종업원을 먹여 살려야 하고, 양질의 상품으로 세상에 기여하면서 이익을 창출해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SH KIM은 그 큰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십자가를 지는' 고통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대기업이라도 냉혹하고 급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교회가 아니라면 무엇인가? 대안적 교회론은 무엇인가? 그게 없다면 명성교회 세습을 비판할 수 없다. 아들이 이어받거나 부목사가 이어받거나 교회의 성격과 패러다임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교회 교인들은 그것을 알기에 차라리 아들 목사가 더 나아보이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