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과정 공부할때 Evangelism 과목을 가르치신 교수님이 수업 중에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한국교회는 전도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복음에 도움이 된다." 그때는 그 표현이 애매하고 고차원적이라서 내가 다른 어디선가에서 말하기는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대 오늘 주일 설교에서 이 말을 인용했더니 교인들이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물론 이 표현에 오독이 없어야 한다. 그 교수님은 교회에 속하지 않은 이들이 그리스도인의 삶과 인격에 감화를 받아 마음의 문이 열린 상태에서 그리스도에게로 초대하여야 한다는 의미였다. 공격형 전도, 그 흔한 노상전도, 강권하는 식의 전도는 오히려 반감과 역효과를 낳고, 오히려 복음의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제시대나 아프리카에서 먹히는 방법은 이제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남다른 삶과 인격, 친밀한 관계, 공동체의 생명력과 교회의 높은 도덕적 수준과 숭고함이 드러나지 않고는 울리는 꽹과리가 될 뿐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모두는 반복음적이고 복음화의 훼방꾼이 될 수 있다. 명성교회나 사랑의교회, 세습질하는 목사일가나 범죄를 저지르는 스타목사와 사회지도자는 그 죄가 더 크다. 공중파 방송을 통해 우리는 가짜요 ~~라고 선전한 셈이니까 말이다.
언젠가 누군가는 이런 도발적인 말을 했다. ‘한국교회가 일어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폭삭 망하는 것이다.’ 더 철저하게 쇠락하고 망가져서 잘린 그루터기에서 새 싹이 돋아나는 것이다.
아니면 한국교회가 간판 다 내리고, 기독교방송 문 닫고 길거리에 가득한 십자가 네온사인을 아주 작은 나무 십자가로 교체하고, 사람들이 보기에 이 종교가 있는가, 없는가 궁금해질 정도로 납작 엎드리고 교인들이 서로 사랑하고 착하고 순수하고 행복하게 살면, 그리 전도에 열심히 하지 않아도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한국교회는 전도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복음에 도움이 된다.’고 고백하여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