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제와 혐오의 시대에 '선한 영향력'을 생각한다
배제와 혐오의 시대에 '선한 영향력'을 생각한다
  • 김동문
  • 승인 2018.06.1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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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선한 영향력 선교적 삶과 비즈니스 선교, 선율, 2018년
김진수, 선한 영향력 선교적 삶과 비즈니스 선교, 선율, 2018년

<선한영향력> 이 책은 간증서이고, 선교 도서이며, 비즈니스선교 지침서이고, 하나님나라 일상신학을 다룬 책입니다. 이런 분류는 필자가 해본 것입니다. 이 책은, 남의 이론을 짜깁기하거나 '으로 무장한 책이 아닙니다. 다만 저자가 살아온 것만큼, 그 삶의 여정에서 삶으로 배운 하나님, 자신, 이웃, 선교에 얽힌 묵상이 담긴 책입니다.

한 사람의 독자로서 책에 담긴 내용만 소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에서 언급하는 주장에 대한 저자의 실제의 삶을 볼 수가 없고, 책에 담긴 어떤 사실이나 주장에 대한 사실 확인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한 권을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저자의 지식과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 그 이상이어야 합니다.

책과 글, 이미지 밖의 실제 존재를 모르는 채, 좋은 글과 이미지를 통해 유익을 얻는 것도 독자의 기쁨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이 개입된 삶을 다루는 책이 아닐 때 그렇습니다. 이런 종류의 책을 대할 때는 저자의 삶이 궁금하지 않습니다. 저자의 논지나 논거를 마주하고, 나의 논지와 주장을 다듬는 유익을 누리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책에서 다루는 바가 일상을 다루는 것이라면, 책을 읽는 태도를 달리 해야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하는 말의 뜻을 알고는 있는 것일까 의구심을 가져야 합니다. 낮은 단계의 사실 확인인 셈입니다. 저자의 글에 동의는 하지만, 그 주장이 일 뿐인 경우를 봅니다. 책과 글, 영상 속의 존재와 일상 속의 존재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일상에서 저자의 삶을 바라보면서 이미 알고 있던 그 삶의 무게를 책에서 마주할 때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라도 거품이나 과도하게 포장된 모습을 볼 때는 아쉽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과 글, 삶이 같은, 아니 삶이 더 듬직한 분의 글과 이야기를 듣는 것은 행복입니다. 그 경우가 바로 이 책 <선한영향력>(선율, 2018)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입니다.

필자는 이 책의 저자 김진수 장로님의 삶과 고민을 그래도 알고 있습니다. 김 장로님의 고민과 삶의 여정이 논리적인 이론과 삶이 곁들여지지 않은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많은 현실에 던져주는 가치를 알고 있습니다. 필자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은 서평글인데, 제가 <선한영향력> 책 자체는 아예 다루지도 않고 있습니다.

선한 영향력 선교적 삶과 비즈니스 선교(선율, 2018년), 32쪽

그렇습니다. 이 책은 저자의 삶의 고백이 담긴 책입니다. 일종의 간증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간증에는 화려한 포장이 담겨있지 않습니다. 꾸며대지 못하는 저자의 됨됨이가 드러날 뿐입니다. 책에서 담담하게 담아내는 이야기는 저자의 얼굴 책과도 같습니다. 글과 말, 삶에 차이가 없습니다. 이 책은 저자의 삶의 숲의 나무 몇 그루를 보여주는 것일 뿐입니다. 글보다 삶의 치열함과 진실함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큰 관심은 비즈니스를 통한 선교적 삶입니다. 많은 이들이 말하고 있는 ‘BAM’, Business As Mission, 선교로서의 비즈니스, 비즈니스 선교에 있어서, 저자는 이런 사람은 창업하지 마라고 권면합니다일하기 싫어하는 사람, 일을 시켜주기를 기다리는 사람, 생각하지 않고 일만 하는 사람,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 도망갈 궁리를 철저하게 해놓은 사람, 편하게 살려고 하는 사람, 개인적인 삶과 회사 일에 균형을 지키려고 하는 사란, 보스가 되고 싶은 사람. 이 짧은 꼭지글에서 곱씹어 봐야할 문제제기를 느낍니다.

책에 담겨있는 22꼭지의 Missional Life 글은 짧지만, 살아온 것만큼의 삶의 무게가 담겨있습니다. 선교적 삶이 실제 무엇인지를 돌아보도록 돕는 글입니다. 이 책은 독자에게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책이 아닙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글,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나라와 선교적 삶을 살펴보는 자전적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하나님의 사람의 삶의 여정을 마주합니다. 또한 모든 것이 선교가 되어버린 지금, 너무 다양한 자리에 있는 이들이 선교사가 되어 있는 이 자리에서 선교의 의미, 선교적 삶의 무게를 돌아봅니다한국 교회의 선교 현장에 혼재되어 있는, 현장에 바탕을 두지 않은 원론으로 가득한 탁상신학이나 탁상선교, 이론과 남의 삶의 뒤섞은 선교지식장사꾼을 분별할 필요를 다시 생각합니다

과거에도 지금도 선교하지 못하면서, 하나님이 전도의 문을 열어주면 (미래에) 선교할 것이라는 이들도 적지 않은 현실에, 이전에도 지금도 선교적 삶을 살아가는 그 삶의 가치를 돌아봅니다선교사라는 이름으로 배제와 혐오, 미움과 차별을 주장하는 것조차 아무렇지 않은 지금, ‘원주민의, 원주민에 의한, 원주민을 위한더불어 살아가는 삶으로서의 선교를 돌아봅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선교를 다룰 때, 현장성,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의 사역의 열매, 전문성,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시키지 않으면서도 다른 이에게 지혜를 안겨줄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춘 이들을 좋아합니다. <선한영향력>의 저자 김진수 장로님이 그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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