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세습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상태의 문제
단순 세습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상태의 문제
  • 이지형
  • 승인 2017.11.13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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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고, 왜 이런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jtbc 뉴스 화면 갈무리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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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많은 이야기가 있다. 사실 저는 이거 피해 가면 영원히 훌륭한 목사로 남을 수 있다. 그런데 저는 결정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고, 이렇게 결정을 내렸다. 제가 내린 결정에 앞으로 책임지고 욕을 먹고 당해야 할 것들은 감당하겠다"  - 김하나 목사

지금 사죄하는 것인가? 아니면 죄를 묻는 것인가? 혼란스럽다. 훗날 역사가 어려움에 처한 명성교회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자신의 선택을 헌신이라고 평가하길 기대하는 말일까? 혹은 헌신이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해도 그런 것은 자신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 그런 평가는 무시하겠다는 말일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도 자신은 하나님 나라와 교회와 선교를 위하여 인내하며 견뎌내겠다는 말일까? 그렇다면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와 교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으며 세습반대만 무조건 외치는 아무것도 모르는 단순한 사람들이란 말일까? 도대체 왜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도대체 어떤 부분을 감당하겠다는 것일까?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고, 왜 이런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같은 목사로서 김하나 목사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고 싶고 명성교회가 처한 말 못하는 어려움들도 무시하고 싶지도 않다. 교회가 어려움에 처했는데 혹은 모교회가 어려움에 처했는데 마음 편할 성도와 목회자가 어디 있겠는가. 글 한 문장으로 사람 평가하는 것 우습지만, 그러나 이거 피해 가면 영원히 훌륭한 목사로 남을 수 있다고 말하는 그의 오만과 편견은 목사의 양심을 잡아먹은 듯하다. 누가 김하나 목사를 훌륭하다고 혹은 훌륭할 것이라고 평가했는가. 그는 정녕 명성교회로 부임하기 전 자신의 모습이 앞으로 훌륭하고 모범적인 목회자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단 말인가.

단순 세습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상태의 문제이다. 자신만 하나님 나라와 교회를 위해 그 일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참으로 가련하다. 그대 말고도 준비된 사람들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에 많이 있다. 그리고 그 교회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분이 있다. 바로 하나님이다. 그 교회는 하나님의 교회이다. 하나님은 당신의 교회를 위해 스스로 일을 행하시며 스스로 사람들을 세우신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법에 순종하면 되는 것이다.

"세상에 많은 이야기가 있다. 사실 저는 이거 피해 가면 영원히 훌륭한 목사로 남을 수 있다. 그런데 저는 결정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고, 이렇게 결정을 내렸다. 제가 내린 결정에 앞으로 책임지고 욕을 먹고 당해야 할 것들은 감당하겠다. 새노래명성교회에 남겠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같은 시대를 살고 같이 앞으로 늙어가며 짐을 나누어질 동년배 목사여, 이렇게 말하면 더욱 훌륭하지 않을까.

 

글쓴이 이지형 목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자리한 풀러신학교에서 한국어 프로그램 교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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