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차림에 강하고 뚜렷한 도전을 주는 책
밥상차림에 강하고 뚜렷한 도전을 주는 책
  • 홍순주
  • 승인 2018.04.04 2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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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체스터, 예수님이 차려주신 밥상 때론 밥 한끼가 인생을 바꾼다, IVP, 2013년
팀 체스터, 예수님이 차려주신 밥상 때론 밥 한끼가 인생을 바꾼다, IVP, 2013년

팀 체스터의 <예수님이 차려주신 밥상>은 예수님이 이 땅에서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일을 통해서 은혜와 구원에 대해, 공동체와 제자도에 대해 무엇을 삶으로 보여 가르쳐 주셨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우리도 이웃과 세상을 향해 밥상의 은혜를 베풀며 살자고 초청합니다.

역자 후기에서는 그것은 한 마디로 이렇게 훌륭하게 요약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차려주신 밥상을 받아먹은 우리이니 이웃을 위해 같은 밥상을 차려내자.” 저자는 이것을 원론적으로 선언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위해 밥상을 차려내는 삶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매우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제시합니다.

그래서 역자는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자 불편한 점은 당장 실천 가능한(!) 주장이 중심에 놓여 있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이 책이 주는 도전과 부담을 따라 이웃에게 밥상을 베푸는 삶을 살고 싶어졌지만, 가부장제 아래에서 남성의 기득권을 당연히 여기며 수십 년 살다 보니 이웃을 위해 변변한 밥상 하나 스스로 차릴 능력이 없는 저의 무능하고 게으른 몸을 발견하고는 참 부끄러워졌습니다.

또한, 반드시 밥상 차림에 대한 문자적 실천이 아니더라도 넉넉히 베풀고 환대하는 삶으로 그 정신을 구현하는 삶을 살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가진 것을 움켜쥐고 나누기 싫어하는 인색한 저 자신을 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과 달리, 사실은 매우 부담스럽고 괴롭고, 그만큼 강하고 뚜렷한 도전을 주는 쎈(?) 책입니다. 혼자 괴롭긴 억울하니 같이 괴로워지자는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읽고 같이 괴로웁시다!

 

글쓴이 홍순주 간사는 IVF 서서울지방회 대표간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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