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재편의 중심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
중동 재편의 중심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
  • 김동문
  • 승인 2017.11.12 0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이었다. 520(),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공식 방문 중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 사이에 깊은 유대감이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 행한 공식 연설에서 이란을 맹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랍, 무슬림 국가들은 이슬람국가(IS), 헤즈볼라를 포함한 조직들에게 자금을 대는 통로로 동결하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인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 급작스런 변화들이 빚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중동 국가들의 까타르 단교 사태 발생,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책봉, 사우디아라비아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 방문 요청 등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사이의 밀월관계 진척 등 큰 변화들이 빚어졌다.

65, 사우디아라비비아는 까타르와 단교했다.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예멘, 이집트, 리비아 등 아랍 6개국을 비롯한 13개국이 까타르와 동반 단교 했다. 요르단 등 4개국은 외교관계를 격하시켰다. 가장 큰 수혜자는 사우디아라비아였다. 이란 고립시키기, 터키의 남하정책 막아내기, -자지라 방송 없애기 등을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무함마드 빈 살만의 순조로운 왕위계승을 추진하는 일련의 수순으로 볼 여지가 크다.

다른 한편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사이의 모종의 협력관계가 강화되고 있다는 정황 증거는 많다. 양국 간의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한 회담이 이어지고 있다는 식의 보도가 이어졌다.

뉴스 갈무리
영국 더 타임즈 뉴스 갈무리

617,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사이에 경제 협력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걸프 연안 국가에서의 이스라엘의 경제 활동 방안과 이스라엘 국적지 엘-알의 사우디 영공 통과 등의 구체적이 방안이 협의되고 있다는 보도였다.

뉴스 갈무리
타임즈 오브 이스라엘 뉴스 갈무리

621,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위 계승자인 왕세자가 전격 교체되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82) 국왕은 무함마드 빈 나예프(Mohammed bin Nayef, 58)의 왕세자 지위를 박탈하고, 무함마드 빈 살만을 임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간의 우호적 관계가 강화되고 있던 까닭에, 이스라엘 정부는 모함마드 빈 살만이 왕세자로 책봉된 직후, 이례적으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621,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함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 책봉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하고 까타르 단교 상황 등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621,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the Times of Israel), 이스라엘 정부는 그의 왕세자 책봉이 이스라엘과 중동의 경제협력 관계가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보부장관 아윱 카라(Ayoub Kara)살만의 (왕세자) 책봉은 중동에서의 더 많은 경제 협력을 뜻한다고 보도했다이런 식의 이레적인 반응은 계속되었다. 반 이스라엘 이념의 중심으로 포장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자의 난 또는 왕세자 지위 찬탈이라는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이스라엘 정보는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뉴스 갈무리
이란 관영 통신사 뉴스 갈무리

622, 이란 관영 파르스통신(FNA), ‘18대의 이스라엘 전투기가 모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책봉을 위협하는 적대적 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622, 네탄야후 정부의 이스라엘 카즈 정보 교통 장관은 헤르츠리아 총회 연설에서 살만 왕에게 이란의 경쟁 상대 인 이란에 대한 공동의 관심사를 설명 한 후 새로 임명 된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 을 텔아비브 로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반응으로 보인다.

뉴스 갈무리
알-자지라 뉴스 갈무리

624일 이스라엘 안팎의 언론에는,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에게 이스라엘의 네탄야후 총리를 공식 초청하도록 요청했다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뉴스 갈무리
뉴스 갈무리

97,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빈 살만 왕세자가 이스라엘을 비공식적으로 방문했다고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 등이 보도했다.
10
20일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AFP 등이 보도했다.

114, 레바논 싸아드 알-하리리 총리는 사우디 방문 중에 이란의 위협과 헤즈볼라의 암살 공포를 언급하며 급작스럽게 사임 성명을 발표했다.

뉴스 갈무리
뉴스 갈무리

1110, 레바논의 최대 무장 정치 조직인 헤즈볼라는 사우디가 하리리 총리를 붙잡고 있고, 이스라엘로 하여금 헤즈볼라를 공격하도록 요구한다고 비난했다(고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이른바 이슬람 세계, 무슬림은 반 이스라엘이고, 이스라엘은 반 이슬람 왕정이라는 고정관념이 뒤흔들리는 장면의 연속이다. 보수 이슬람 왕정국가이며, (순니파) 이슬람의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이스라엘과의 우호 관계를 넘어선 맹방의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던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미국은 동일한 입장을 갖고 있다. 이들 모두에게 이란은 주적이다.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이들 3개국은 테러와의 전쟁, 이란 견제하기 등의 영역에서 아주 긴밀하게 상호 협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거대한 변화는 누가 주도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급변의 중심에는 어떤 이슈가 자리하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그 중심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통치 체제와 그 중심의 지역 정치 구조 재편이 자리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물론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의 상호 공조 아래서 이 일이 구체적으로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모함마드 왕세자는 시리아, 예멘, 바레인, 이란 그리고 이슬람국가(IS), 헤즈볼라, 하마스 등의 이슈에 관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동일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알-아라비야, 누리집 화면 갈무리
알-아라비야, 누리집 화면 갈무리

이 모든 변화의 출발점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314,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는 공식적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방문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이 같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당시 왕자의 한 사람이었던 무함마드 빈 살만이 왕세자 지위를 확보하고, 그를 중심으로 한 사우디 왕정과 중동 질서 재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었다. 최근에 벌어진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제2의 왕자의 난도 트럼프 행정부의 사전 동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베냐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가 2016년 4월 중순, 요르단 아카바에서 긴급 회동을 했다고 보도한 팔레스타인의 '알=만나르' (화면 갈무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베냐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가 2016년 4월 중순, 요르단 아카바에서 긴급 회동을 했다고 보도한 팔레스타인의 일간지 '알-마나르' (화면 갈무리)

그런데 이 보다 더 앞선 시점에 이미 큰 그림은 새롭게 그려지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일간 하-아레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20153월에 이스라엘의 항구도시 에일라트에서 이스라엘 최고위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런 큰 그림은 누가 기안한 것일까? 지금도 사우디는 변하고 있다. 중동 질서도 사우디아라비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 같다. 이 모든 변화의 진원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빈 살만 왕세자로 보인다.

이런 일련의 흐름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전세계를 이슬람화하는 세력의 중심으로 바라보는 이들에게 적잖은 혼란을 안겨줄 수 있다. 이슬람세계도 정치와 정권의 안보 등의 비종교적인 원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