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의 고아 사진? 가짜!
시리아 내전의 고아 사진? 가짜!
  • 김동문
  • 승인 2018.03.1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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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17일에 이미 사진 설명이 거짓이었음이 밝혀졌다.

사진 한 장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백 마디 글과 말보다 강렬할 때가 있다. 그래서 여론이나 언론을 조작하고, 정보를 가공할 때 손쉬운 방법의 하나는 바로 이미지를 조작하는 것이다. 최근에 다시 온라인에 공유되고 있는 한 장의 사진이 있다.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알리는 한 장의 사진이 공개돼 심금을 울리고 있다.". 그러나 이 사진은 이미 2014년 1월 17일 이후 가짜 사진으로 밝혀진 것이다.

스포츠조선

사진을 보면 한 소년이 부모의 무덤 사이에서 잠든 모습이다. 마을 주민들은 소년의 부모가 시리아 정부군에 의해 살해된 후 소년이 실종된 줄 알았다. 하지만 소년은 맨땅에서 이불 한 장을 덮은 채 무덤가에서 잠든 모습이 목격됐다. 해외 네티즌들은 "소년이 얼마나 부모를 그리워했는지 짐작이 된다"는 글 등을 남기며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 스포츠조선(2014.01.18)

그러나 사진 속 주인공 어린이는 고아도, 시리아인도 찍은 장소도 시리아가 아니었다. 또 사진 속 무덤도 무덤이 아니었다. 실제 사진은 2014년 1월 3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진 작가인 압둘 아지즈 알 오타이비(Abdul Aziz al Otaibi)가 사우디 아라비아의 홍해변 도시 얀부(Yanbu) 외곽에서, 그의 조카 이브라힘을 모델로와 함께 찍은 프로젝트 사진이다.

Abdul Aziz al Otaibi의 인스타그람

이 사진이 어떻게 시리아의 고아 사진으로 왜곡된 것일까? 그 과정에는 americanbadu라는 트위터 계정을 가진 사우디 아라비아인이 몫을 했다. 그는 15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인물이다. 지금은 그 트윗 계정에 이 사진 관련 트윗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이 왜곡된 정보를 담고 그속도로 번져간 시기는 20141월 16일 경의 일이다. 

그 직후인 1월 17일, 사진을 찍은 당사자가 그 사진이 왜곡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 내용이 언론에도 보도되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그 이후에도 꾸준히 시리아 고아 사진으로 둔갑되어 번져갔고, 시리아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고발하는 증거 자료로 활용되었다. 한국에도 그 사진이 공유되고 일부 매체에 실렸다.

그러나 왜곡된 사진인 것이 밝혀진지 오래되었어도, 정보를 수정되지 않고, 지금 다시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사진을 왜곡한 당사자도 사진 왜곡에 책임감을 느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진을 보도한 일부 한국의 매체들은 아직도 관련 기사들을 삭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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