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든 패럴림픽 경기장의 김정숙 여사
태극기 든 패럴림픽 경기장의 김정숙 여사
  • 최은
  • 승인 2018.03.16 0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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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정치’는 이렇게 하는 거다.

요 며칠 자주 타임라인에 올라오는 한 장의 사진을 볼 때마다 울컥울컥 한다.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동계 패럴림픽에서 김정숙 여사가 경기장 곳곳을 이렇게 누비고 다닌다는 소식이다.

이 뒷모습에서는 누가 보든 안 보든 가야 할 곳에 가고 있어야 할 곳에 있겠다는 의지와 진심이 읽힌다. 이런 건 누구 보여주겠다고,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움직임이 아니라고 나는 믿는다.

하지만 설령 누가 보아주고 칭찬해주기를 바라서,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라고 해도 그것도 괜찮다. 실은, 그렇다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다.

ⓒ효자동사진관 (대통령경호처)

그건... 우리가 원하는 지도자는 선거철에 국밥 잘 먹는다고 티내느라 욕쟁이할머니 거친 욕(그나마 연출된 거라 들었다. 이 경우는 그래서 더 나쁘다)참아주, 가증스럽게 우걱우걱 삼키는 이도 아니고, 어쩌다 머물게 된 시장통에서 이게 그, 고추를 갈아 맹근 거냐며 신기(하고도 멍청)한 질문을 해대는 지도자는 더더욱 아니라는 것을 누군가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이 이미지는 우리를 진짜 감동시키는 건 소외된 곳에 가서 몸을 던지는 이런 씩씩하고 우직한 발걸음이라는 걸, 그러므로 어떻게 국민들의 마음을 만져주어야 할 지 이 분이 알고 있거나 최소한 그의 곁에 사람들의 상하고 고단한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참모진이 있다는 것을 알려오는 작지만 든든한 위로다.

이미지 정치는 이렇게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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