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 소중한 일을 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참 많다.
세계 곳곳에 소중한 일을 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참 많다.
  • 김종호
  • 승인 2017.11.11 2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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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글로벌선교지도자포럼 참가 후기
ⓒ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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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글쓴이 김종호 목사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로 본인의 동의를 구해 싣습니다. - 편집자 주

한국글로벌선교지도자포럼(KGMLF: Korea-Global Mission Leadership Forum)에 다녀왔다. 강원도 속초에서 11/7()~10() 34일간 열렸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포럼으로 2011년에 시작되어 올해가 네 번째이다. 이번 주제는 Migration, Human Dislocation, and Accountability in Missions. 참으로 시의적절한 주제였다. 난민,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이민자역사상 가장 거대한 인구 이동이 일어나고 있기에 이 현상이 어떤 일들을 일으키는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배우고 생각할 것들이 많았다.

첫날 저녁의 주제는 새터민(탈북자)과 교회. 듣기만 해도 가슴이 무너지고 안타까운 사연들인데, 이 현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국사회, 교회의 상황과 모순이 가장 집약적으로 들어가 있다. 무엇보다 어제 새로 생각하게 된 문제는, 같은 언어를 쓰는 같은 민족이라는 하나됨의 근거가 자칫 상대를 우리가 잘 안다는 착각이 되어, 오히려 그 차이를 경시하고 결국 하나됨과 통합을 가로막는 결정적 이유가 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다. 복음은 모든 담을 헐고 둘을 하나로 만드는 화해의 복음이다. 남의 나라 대통령이 한반도에 평화를 주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남북문제를 놓고 기도해야 한다.

​ⓒ김종호
레바논 출신 Mary Mikhael 박사가 시리아 난민 사역을 소개하고 있다. ​ⓒ김종호

중동 지역에서 여성 최초로 신학교 학장을 지내시고 은퇴하신 후, 교회의 요청으로 시리아 난민 아이들 교육에 헌신하신 레바논 출신 Mary Mikhael 박사님. 그런데 이 분 참 대단하시다. 레바논 분이시고, 시리아 난민 사역을 하시는 분이시다. 시리아에서 200만 명이나 되는 난민이 작은 나라인 레바논으로 몰려왔고, 레바논 정부의 지원 없이 허름하게 지은 난민촌에서 생활 중인데, 해마다 신생아 4만 명이 태어나고 있다고 한다! 정상적인 유아기와 환경을 누리지 못 하고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애쓰는 눈물겨운 이야기를 듣는다. 이런 거대한 참상과 악을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인정하고 그냥 받아들이고, 그로 인해 생긴 필요에만 반응하는 것에 대한 마음의 불편을 표현하신다. 교회의 사명은 발생한 난민을 돌보기 이전에, 그 상황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촉구하는 것이라고.

세계의 난민 현황을 통계로 보는 것, 그 실상을 사진으로 보는 것, 관련된 동영상을 보는 것, 그들 중 한 사람이라도 만나 보는 것, 그들과 함께 생활해보는 것, 그리고 내가 난민이 되어보는 것. 현실을 안다는 것은 참으로 다양한 층위와 모습을 갖고 있다.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현실 때문에, 많은 고통과 슬픔이 있지만 동시에 우리가 예상 못한 기회들이 생기며 복음을 전할 문이 열리기도 한다. 실제로 역사는 이런 인구이동(migration)에 의해 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얘기들이 한참 나왔다.

이번 모임에 참석하고 무엇을 얻었나 보면 역시 존경스러운 분들을 만난 것이 가장 크다. 그 중 백미는 식사 자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Jonathan Bonk(72) 박사님. 올해 42살인 첫째 딸을 에티오피아에서 입양하신 것을 시작으로 49년 결혼생활 중 47년간 노숙자, 위기의 어른과 아이들 등의 다양한 사람들을 집에 받아들여 가족처럼 품고 돌보는 삶을 사셨다. 지금은 미얀마 난민 아이들 셋을 위탁하다 그 아이들 엄마까지 받아 들여 돌보고 그 애들을 손자로 여기고 어른 될 때까지 돌보기로 하고 키우는 중이시란다. 엄마, 아이들은 다 강간을 당한 상처를 안고 있고, 엄마는 에이즈, 아이들은 전부 간염 환자라고 한다. 아이들 키우려면 체력이 제일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지금까지는 할 만하다고 하신다. 아이들과 놀기 위해 스케이트까지 사셔서 겨울이면 아이들과 강에 나가 놀아주고 계신다니 정말 존경스럽다. 예수님 같이 사시는 분 앞에서 정말 고개가 숙여졌다.

또 한 사람이 있는데, 원래는 참가 예정이었으나 뉴저지 주지사에 출마하게 되면서 (지난 화요일에 선거가 있었는데 낙선) 못 오게 된 Seth Kaper-Dale 목사이다. 그는 오지 못했지만, 대신 그가 출마하면서 방송에 출연한 영상과 녹색당에서 한 기조연설을 동영상으로 보았다. 그는 해방신학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가장 작은 자들에게 가장 우선된 관심과 자원이 집중되어야 한다고 주장(The last are first: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한다. 16년 전 35명에 불과한 문닫기 직전이었던 교회가 지금은 500명 이상의 교회로 성장했고, 지역사회에서 가장 활발한 구제, 주택 공급, 환경운동, 난민, 소수자 보호, 법률 지원 등의 일을 해왔고, 이제는 교회는 매주 35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드나드는 지역 센터가 되었다. 그의 신학에 동의하느냐 여부를 떠나, 그는 신앙으로 이 땅의 문제에 정직하고 용기 있게 도전하기 시작했고, 정책을 결정하고 법률을 제정,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작은 자들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기회를 줄 것을 촉구하며 결국 정치에 나서게 된 사람이다. 그의 신앙과 실천은 아주 신선한 발견이고 가능성으로 보였다.

ⓒ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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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에도 얻은 통찰과 지식과 정보가 많았다. 한국 선교가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는데, 그에 대한 외부자의 관점의 조언들이 있었다. 겸손, 실패를 통한 배움과 성장, 우상이 되어버린 선교... 등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 중에 예수원 창립자인 대천덕 신부님의 아들인 Ben Torrey가 했던 말이 뇌리에 남는다. 간단히 요약하면, 남한의 교회가 분열을 극복하고 북한에 본이 될 만한 준비가 되기까지는 북한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70년 이상 이어진 분단 극복의 과제 앞에서, 한국의 교회가 분열을 극복할 만큼 절박하고 겸손해질 수 있을까? 여러 모로 쉽지 않은 일이기에, 같이 기도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 곳곳에서 소중한 일을 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참 많더라는 것. 그래서 희망이 있구나 싶은 시간이었다.

 

글쓴이 김종호 목사는, 한국기독학생회(IVF) 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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