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언어는 몇 도입니까?
당신의 언어는 몇 도입니까?
  • Huuka Kim
  • 승인 2018.03.1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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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 언어의 온도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말글터,| 2016년
이기주, 언어의 온도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말글터,| 2016년

'살아남아야 해.' 애 셋을 데리고 신학을 하기 위해 대구로 무작정 올라갔을 때 멘토목사님의 한마디 말씀이었다. 그것은 경건에 대한 격려나 목양에 대한 충고도 아니였다. 다만 오늘하루를 살아 남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격려하라는 말씀이었다. 선교 떠난 선교사님의 집을 빌어 빈손으로 무작정 인도하심만 구한 걸음이였으니 얼마나 멋진 조언인가? 몇달 못견딜 생활비보다 지금은 서운해할지라도 혼자 설수 있도록 안타까운 마음으로 모질게 구신 멘토 목사님. 그 한 말씀은 공부를 하는 동안 나의 버팀이 되는 따뜻한 격려의 말씀이 되었고 하나님외에는 나를 살리실 분이 없다는 신앙고백으로 이끌어주었다.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는 이기주작가의 언어의 온도를 읽었다. 3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쉽게 읽을수 있도록 편집의 배려가 탁월한 책이다. 술술 읽혀진다고 내용마저 가볍지는 않다. 삶의 곳곳을 세밀한 눈으로 살피고 내면 깊은 성찰의 고백들은 때로는 깊은 공감과 눈시울 붉어지는 감동까지도 이끌어 낸다.

특히 이기주 작가는 단어의 어원을 찾아 풀이하듯 써내려가 공감을 이끌어내는 탁월함이 돋보였다.

사과를 뜻하는 단어 apology는 그릇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말 이라는 뜻이 담겨있는 그리스어 apologia에서 유래했다. 얽힌 일을 처리하려는 의지와 용기를 지닌 자만이 구사할 수 있는 승리의 언어가 사과인 셈이다. p.54

어떤 학자는 사랑이 살다의 명사형의 것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나는 생각할 사와 헤아림을 의미하는 한자 양을 조합한 사량에서 사랑이 유래했다는 설을 가장 선호했다. p120

또한 이 책의 소제목들은 마치 카피라이터가 쓴 것처럼 인상적이고 가슴에 온기를 전해준다.

틈 그리고 튼튼함. / 여전히 당신을 염려하오./ 가장자리로 밀려나는 사람들./헤아림 위에 피는 위로라는 꽃./ 긁다, , 그리움./ 모두 숲으로 돌아갔다./

제목만으로도 언 마음을 녹일만하지 않는가온기어린 글을 정리하면서 따뜻하니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그게 말이지.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건, 더 아픈 사람이란다... p.18

그냥이란 말은 대개 별다른 이유가 없다는 걸 의미하지만 굳이 이유를 대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소중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p.34

위로는 헤아림이라는 땅 위에 피는 꽃이다. p.70

마음 깊숙이 꽂힌 글귀는 지지 않는 꽃이다. 우린 그 꽃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는다. 때론 단출한 문장 한 줄이 상처를 보듬고 삶의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 p.115

사람이 사랑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이 아닐까? p.122

우린 종종 슬픔에 무릎을 꿇는다. 그건 패배를 의미하지 않는다. 잠시 고개를 조아려 내 슬픔을 내 감정의 민낯을 들여다보는 과정일 터다. p.175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행위는 상대방의 편안함과 위태함을 정체성을 확인하는 일이다. p.278

사람 향기는 그리움과 같아서 만 리를 가고도 남는다. 그래서 인향만리라 한다. p.294

살면서 내가 용서해야 하는 대상은 남이 아니라 나인지도 모른다고 p.302

우리에게는 누구나 한 가지 가슴에 남겨진 따뜻한 말이 있을 것이다. 또한, 잊히기 원하지만 잊히지 않는 가슴을 후벼 판 얼음송곳 같은 말 한마디도 있는지 모른다.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킨 한마디도 있지 않은가?

예수 그리스도가 당신의 죄를 대신했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주님은 당신을 아시며 당신의 위로자 되십니다.
주예수를 믿으세요. 그러면 당신과 당신의 가정이 구원을 얻습니다.

우리의 인생을 영혼까지 녹일 뜨거운 생명의 언어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지금 내가 그 누군가에게 하는 그 한마디. 그 언어의 온도는 과연 몇 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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