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교회에서 이루어져야할 기적?
[김영준] 교회에서 이루어져야할 기적?
  • 김영준
  • 승인 2018.02.2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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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의 설교 노트 _ 행 5:33~42
Gérard Douffet (1594–1661)
Gérard Douffet (1594–1661)

갈릴리 사람 유다가 칼을 뽑았습니다. 로마 황제에게 세금을 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징세를 위해 로마 황제가 인구조사를 할 때, 갈릴리 사람 유다는 저항했습니다. 로마 군대에 맞서 칼을 들고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로마 군대에 진압되었고, 2000명의 추종자들이 십자가에 달려 죽었습니다. 2000명을 집단 사형시킨 것입니다. 로마 황제에게 사람은 세금일 뿐입니다. 로마 황제와 로마 군대는 유대인들에게 원수입니다. 그런데, 유대인 예수님께서 민족을 배반하는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라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5:44)”

원수를 사랑해야하는 이유는 원수 또한 하나님의 피조물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로마 황제를 지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로마 군인 한 명, 한 명을 지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로마 황제에게도, 로마 군인들에게도 햇빛을 비추어주시고, 비를 내려주십니다.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심이라(5:45)”

압제하는 자와 압제받는 자 모두 하나님의 피조물입니다. 나와 내 원수는 모두 하나님을 닮은, 하나님의 피조물입니다. 예수님께서 민족을 배반하는 말씀을 또 하십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칼을 도로 칼집에 넣으라.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26:52)”

목을 베는 칼을 칼집에 넣으라 하십니다. 원수에게도 하나님의 형상이 있어서 원수의 목을 베는 것은 하나님의 목을 베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불편한 진실입니다. 원수의 목을 베는 것과 하나님의 목을 베는 것이 같다는 것은 참으로 불편하기 짝이 없는 진실입니다. 원수에게 하나님의 형상이 있습니다. 하나님과 원수는 서로 끊어질 수 없는 관계입니다.

성령의 검을 칼집에서 빼라 하십니다. 성령의 검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6:17). 성령의 검은 목을 베지 않고 마음을 벱니다. ()은 좌우 양날을 가진 칼()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마음을 벱니다.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으로, 성령의 검으로, 양날 칼로 좌파와 우파의 마음을 베십니다. 좌파인 열심당원 시몬과 우파인 세리 마태의 마음을 베시고, 그들의 목을 부드럽게 하십니다. 예수님은 마음을 베어 곧은 목을 부드럽게 하시고, 서로 사랑하게 하십니다.

“...너희는 마음에 할례를 행하고 다시는 목을 곧게 하지 말라(10:16)”

하나님께서는 굳은 목을 베시지 않고, 마음을 베십니다. 마음을 베어내야 목이 부드러워집니다. 하나님께서는 성령의 검으로 우리의 마음을 베고자 하십니다. 검은 양날 칼이어서, 좌로 자르고 우로 켭니다. 좌파도 우파도 성령의 검을 막아내지 못합니다. 또 성령의 검은 불처럼 예리해서 위에서 아래로 내리쳐도 끊어지지 않습니다. 위에 있는 귀한 자도 아래에 있는 천한 자도 성령의 검을 견디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마음이 잘리고 켜진 사람들은 목이 부드러워 고개를 숙입니다. 원수에게라도 고개를 숙이고, 원수를 사랑합니다. 그래서입니다.

그 때에 제자가 더 많아졌는데...(6:1)”

성령의 검에 마음을 베인 좌파와 우파가 한 교회에 있습니다. 성령의 검에 마음을 베인 귀한 자와 천한 자가 한 교회에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이루는 제자가 더 많아졌습니다. 교회엔 원수가 있습니다.

예수가 그리스도입니다(5:42). 원수의 목을 베기 위해 칼을 들었던 갈릴리 유다가 아니라, 원수를 위해 목에 칼을 받은 예수님이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은 원수를 죽여서가 아니라, 원수를 위해 죽었기 때문에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 하시고, 원수를 위해 죽으셨습니다. 원수를 위해 죽을 만큼 사랑하셨기 때문에,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5:45)”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증명하신 것은 그가 강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약했기 때문입니다. 원수 앞에서 약했던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은 참으로 불편한 진실입니다(9:45). 원수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원수를 위해 죽은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여야 참 제자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그 마음을 베인 사람이 제자입니다. 마음을 베인 좌파 열심당원 시몬이 로마 황제의 충견 노릇을 하는 우파 세리 마태를 사랑하는 것이 교회의 현상입니다. 마음을 베인 부자가 가난한 사람과 기꺼이 식사를 함께하는 것이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기적입니다(고전 11:33).

원수의 목을 베고자 했던 갈릴리의 유다가 아니라, 원수에게 목을 베인 예수가 그리스도입니다. 이런 불편한 진실이 교회의 현실이 되는 그 때에 제자가 더 많아(6:1)’집니다. ‘날마다예수가 그리스도입니다.

 

글쓴이 김영준목사는, 김포에서 발달장애인, 이주여성들이 함께하는 카페 ‘민들레와 달팽이’를 운영하는, 민들레교회의 담임목회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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