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올림픽 덕분에 여러 가지가 궁금하다
겨울 올림픽 덕분에 여러 가지가 궁금하다
  • 임신희
  • 승인 2018.02.14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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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생각, 문화는 섞여야 서로의 이해 폭이 넓어지게 된다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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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다. 아직까지 시어머니가 명절 음식 준비해주고 계셔서 내일 전만 부치면 된다. 게다가 손아래 동서가 설거지를 맡아 하기에 나는 오늘 갈비찜만 준비해두었다. 양쪽 모두 어머니만 계셔서 친척 맞을 일도 줄어서 음식의 양도 많이 줄였다. 그러니 명절이라고 해도 그까이꺼 하며 여유를 부린다.

우리 친정은 경상도이고 시댁은 전라도 집안이다. 그러다 보니 시집 와서 말귀를 못 알아들어 헤맨 적도 많다. 예를 들어 시어머니가 물을 찌끄리라고 하시는데 그게 무슨 말인가 했고, 하지감자는 특정 감자의 종류인줄 알았으며, 배추를 자꾸 김치라고 하시는 통에 영 적응이 어려웠다. 물론 시어머니는 우리 친정식구들을 만나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다고 하셨다. 강하게 남아있는 경상도 억양 때문이었다.

그런 경상전라의 이분적인 문화 차이를 우습게 만들어준 것은 손아래 동서가 들어오면서부터였다. 동서는 제주도 사람! 가장 크게 놀란 것은 시어머니에게 엄마라고 살갑게 호칭하는 것이었다. 시댁에는 무조건 어렵게 대하는 것이 법도처럼 알고 있던 내게는 충격이었다. 그러니까 문화는 섞여야 서로의 이해 폭이 넓어지게 된다.

남북단일 여자 아이스하키 팀은 서로를 더 잘 알게 되었지 싶다. 통일은 먼 얘기라 하더라도 빨리 남북한 교류라도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평양 보다 더 위에 있는 고장은 어떨까? 어떤 말씨를 쓰고 한겨울 추위는 어떻게 견딜까? 겨울 올림픽 덕분에 잊고 지냈던 여러 가지가 궁금하다.

 

글쓴이 임신희는 인사이트브리즈 InsightBriz Publications 출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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