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뻔뻔해 질수도 있다,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나는 더 뻔뻔해 질수도 있다,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 유혜연
  • 승인 2018.02.13 0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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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연의 선교일기 - 뻔뻔한 선교사

직업학교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감사하게도 학생들을 위하여 한주에 한 번씩 빵을 후원하겠다는 빵집이 나타났다, 파리바*트다.

40여명의 학생들의 간식으로 그런 고급진(?) 빵을 사 먹일 수 없었던 우리, 그저 기쁘고 감사했다. 매주 화요일 아침 7시에 주신단다,

신난다 ~~~

첫 화요일이 되어 가벼운 발걸음으로 빵을 가지러 갔다. 도착하기 전 이미 직원들이 바리바리 빵을 박스에 담아놓았고, 생각지 못했던 음료수도 준비되어 있었다. 그런데,,,, 콜라였다.

아이들은 엄청 좋아하겠지만, 이 엄마 선교사는 간사하게도 감사한 맘이 싸악 가시려고 했다. 속으로 궁시렁궁시렁, “성장기 아이들한테 콜라가 머야 콜라가, 영양가 있는 걸 주지,,,”. 아니 이 무슨 주제 파악 못하는 간사함인가. 감지덕지 받아도 시원찮을 판에. 그날은 그렇게 빵과 콜라를 받아 왔다.

그런데 훈련을 받는 학생들중 제일 어린 학생이 14살 그리고 대부분 16,17살들이다. 아직도 한참 크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은 마음에, 콜라가 계속 내 맘을 불편하게 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뻔뻔해지자, 우리 학생들을 위해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파리바*트 담당자에게 연락을 했다. 이만저만해서 이왕 도와주시는 거 콜라 말고 영양가 있는 우유로 주실 수 있냐고.

사실 매장에서는 캔콜라는 판매해도 낱개 포장된 우유는 판매하지 않는다. 그러니 담당자 입장에서는 난감했을 수 도 있다. 누군가가 일부러 사와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런 상황을 알았지만, 그냥 계속 뻔뻔해 지기로 했다. 학생들의 상황을 설명하며, 영양이 어쩌고, 성장이 저쩌고,,,.

그 다음 화요일이 돌아왔다. 확답을 듣지 못하고 노력해 보겠다는 담당자의 말의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며 매장으로 갔다. 매장에서 나를 기다리는 건, 예쁜 빵들과 더 예쁜 우유들이었다. 콜라가 우유가 되니, 물이 포도주가 된 양 신이 났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니 ~~~ 콜라가 변하여 우유가 됐네 ~~~"

감사 감사를 외치며 빵과 우유를 싣고 학교로 내달렸다. 매장 직원들에게 살짝은 미안했지만, 이 엄마 선교사는 다짐했다.

얘들아, 나는 더 뻔뻔해 질수도 있다, 너희들을 위해서라면,,,, 빵보다 우유보다 더 예쁜 것들.”

 

글쓴이 유혜연 선교사는, 현재 LA에 거주하며 Salt & Light Community Church를 남편과 함께 섬기고 있다. 가정 세미나, 상담 사역을 하며, 비거주 선교지 사역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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