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에 다소 어이가 없는 글을 보았기에 펜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호서대학교 평생교육원 신학과 주임교수인 이영진 교수의 기고문이 그것이다. 그는 그 기고문에서 마가복음 1:17의 “사람을 낚는 어부”라는 표현이 잘못된 번역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알리에이스 안트로폰(ἁλιεῖς ἀνθρώπων)”이라는 표현이 “사람을 낚는 어부”라는 뜻이 아니라 “사람들의 어부”라는 뜻이라고 주장하면서, '사람'은 속격 복수이고(ἀνθρώπων), ‘어부’는 대격 복수(ἁλιεῖς)라는 사실을 그 근거로 제시한다.
본문에서 ‘어부’가 대격인 이유는 동사 ‘포이에오(ποιέω)’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므로, 이는 해당 어구가 “사람들의 어부”를 뜻하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은 아니다. 문제는 안트로폰(ἀνθρώπων)이 속격으로서 알리에이스(ἁλιεῖς)를 수식한다는 사실이 그 어구를 “사람들의 어부”로 해석하는 근거가 되는지 여부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영진 교수의 주장은 전혀 말이 안 된다. 만약 그의 주장이 옳다면 “알리에이스 안트로폰(ἁλιεῖς ἀνθρώπων)”에 대한 영어 번역 “fishers of men”도 “사람을 낚는 어부”가 아니라 “사람들의 어부”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fishers of men”는 “사람을 낚는 어부들”라는 영어의 관용적 표현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속격 복수(ἀνθρώπων)와, '어부'의 대격 복수(ἁλιεῖς)를 결합한 “알리에이스 안트로폰(ἁλιεῖς ἀνθρώπων)”은 곧 “사람을 낚는 어부들”이라는 헬라어의 관용적 표현일 뿐이다.
“알리에이스 안트로폰(ἁλιεῖς ἀνθρώπων)”라는 문구에서 ‘안트로폰(ἁλιεῖς ἀνθρώπων)’ 대신에 물고기를 의미하는 단어(ἰχθύς)를 삽입해보면 상황이 쉽게 파악된다. 알리에이스(ἁλιεῖς)와 해당 어휘들의 속격 복수를 결합한 “ἁλιεῖς ἰχθύων”은 곧바로 “물고기를 잡는 어부들”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ἀπό ἁλιεῖς ἰχθύων σέ ἁλιεῖς ἀνθρώπων”은 “물고기를 잡는 어부들에서 사람들을 낚는 어부들로”를 의미하는 구문으로서, 헬라어로 해당 성경 본문을 해설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관용적 표현이다.
그러므로 “ἁλιεῖς ἀνθρώπων”를 “물고기들의 어부들”로 해석한다면 심각한 넌센스가 된다. 따라서 “알리에이스 안트로폰(ἁλιεῖς ἀνθρώπων)”은 “사람들의 어부들”이 아니라 “사람들을 낚는 어부들”이 맞다.
이영진 교수가 “알리에이스 안트로폰(ἁλιεῖς ἀνθρώπων)”을 “사람들의 어부”로 해석한 것은 헬라어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결여한 것으로서 큰 반성이 필요한 문제다. 그리고 이러한 오해를 전제로 한 요나서 3:1-5, 10에 대한 해석 역시 거의 주목할 가치가 없다. 이 기고문을 게재한 크리스찬투데이도 지나치게 기초적인 사실을 검증하지 못한 데 대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