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인권조례 폐지 기독교집회 현장에서
충남인권조례 폐지 기독교집회 현장에서
  • 임석규
  • 승인 2018.01.3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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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유석

지난 28일 천안삼거리에서 충남보수교계의 충남인권조례 폐지 및 반동성애 & 반이슬람 집회에 1인시위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오늘까지도 관심을 가지고 기도 및 연대, 그리고 동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생각보다 큰 충돌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집회 측에서도 충돌을 주의하라고 안내하고 청년부 및 청소년부 이하의 젊은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 함께 잠시나마 이야기를 나누기까지도 하여 그래도 역시 충청도 인심이 넉넉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경찰추산 4천 여 명이랍니다. 실제로 많이들 왔습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층이 다양했습니다. 저쪽은 나름대로 현장에서 준비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예배 겸 집회를 할 수 있도록 음향부터 반주까지,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예배하러 왔나보다 이렇게 생각도 할 수 있을 지경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흔히 우리가 보아왔던 태극기집회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민주주의를 친북좌파에 넘겼다, 우리나라가 공산주의로 적화통일 되려한다, 이런 말들이 소위 배웠다하는 그 지역의 연륜 있는 목사들의 입에서 서슴없이 나옵니다. 심지어 구세군 사관까지 정복을 입고서 충남인권조례 폐지를 기도합니다.

이 모습을 보면 과거 파시즘적 제국주의의 모습이 떠올라 소름이 돋습니다. 과거 나치 치하 독일의 군중들이 히틀러의 연설 한 구절마다 열렬히 환호하며 박수치고 손을 뻗어 경의를 표하는 장면이 연상되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민중들의 숨결과 함께 한 예수 그리스도와 제자들, 그리고 믿음의 선조들의 모습은 없었습니다. 어른들은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아직 이에 대한 인식이 없는 청년 이하 젊은 사람들은 이걸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생각해나갈지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4천여 군중 속에서 홀로 반대의견 적힌 피켓을 든다는 것은 처음에는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할 수 있어야하기에 각오하고 한 걸음 옮겼습니다. 그 속에서 큰 충돌 없이 무사히 있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충남지역 성도들에게 호소합니다. 충남인권조례가 폐지된다면 우리 충남도민들의 인권 역시 짓밟히게 됩니다. 지금이라도 충남인권조례의 실제 조항이 무엇이 있는지 전문을 꼼꼼히 검토하시고 그릇된 주장과 행동에서 돌이키시기 바랍니다.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존중받으며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이 바로 예수께서 자신의 삶을 내어주시며 우리에게 가르치셨던 것이 아닙니까?

내부의 부패에 침묵하면서 어떻게 민중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이미 한국 개신교회는 민중들의 신임을 잃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잘못된 것을 회개해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눈을 가리는 안대와 이웃에게 폭력을 가하는 검을 거두시기 바랍니다.

21세기는 세계화시대입니다. 대한민국 안에서, 그리고 대한민국 밖에서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지음을 받았기에 모두가 존중받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를 이웃으로 인정하고 사랑해야 하는 것이 특히나 우리 기독인들의 의무입니다. 잘못된 폭력으로부터 함께 저항합시다. 그리고 버려지고 외면 받는 이웃들에게 달려가 함께 손을 잡아야 하겠습니다.

 

글쓴이 임석규는, 기독청년학생실천연대 전국총책임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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