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게도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불행하게도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 이지형
  • 승인 2018.01.24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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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게도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만사가 인간 공통의 조건, 사회적-문화적 범주라든가 우연성에 의해 결정된다면 삶을 개선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를 성찰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노릇이리라. 다행히도 개인이 주도적으로 선택하여 현실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운명의 굴레를 박차고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바로 이런 믿음을 가진 이들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할당하고 투자할 것인가를 지혜롭게 결정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그렇다면 사람들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몰입의 즐거움, pp. 17-19)

자유민주주의적인 시각에서 쓰여진 몰입의 대가, 시카고 대학의 심리학자였던 미하이의 글은 인도 카스트 제도 하에 있는 달릿(불가촉천민)들에게는 해당되기 힘들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해도 태어나기 전부터 정해져 있는 제도적 계급은 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브라만은 끝까지 브라만, 달릿은 끝까지 달릿이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입술 깨물고 살아간다 해도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 자체는 지배 안에 있지 않다면 모두에게 공평하며,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도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다. 더불어 차별 없이 모두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릴 수 있다.

나도 금수저 인생이 따로 있는 불평등한 사회와 상황 속에 살아가지만 나에게 주어진 40대라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스스로 내리고 그 의미를 찾아가야만 한다. 어쩌면 이런 과정 가운데 미하이의 말처럼 운명의 굴레를 박차고 나설 수도 있겠다 라는 기분 좋은 가능성도 가져본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과연 무엇이어야 할까라는 의문도 품어본다. 사실 변화는 한 순간이다. 하지만 그 한 순간을 위해 수많은 순간들이 준비되어져 왔었다는 사실을 망각하면 안 된다. 그리고 그 수많은 순간들은 원칙과 선택 그리고 집중과 끈기라는 원리에 의해 현재의 나를 만들었고 미래의 나를 만들 것이다.

물론 결과는 나를 속일 수 있다. 하지만, 과정은 나를 속일 수 없다. 그러므로 미래의 나는 결과의 내가 아닌 과정의 나이며, 그것이 나를 나로 만드는 정체성이 된다. , 나의 정체성은 내게 주어진 수많은 순간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한 순간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일상이 내게 무지 중요하다. 바로 그 일상이 과정이며 수많은 순간들이기 때문이다. , 물론, 한 순간과 수 많은 순간들은 언제나 오버랩 되어 있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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