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생일축하 광고판? 덕후질?
대통령의 생일축하 광고판? 덕후질?
  • 이재원
  • 승인 2018.01.21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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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가 실려 있다.”

한 십년 전 쯤일까? 홍대입구 지하철역에 걸린 '생일축하해'라는 광고판에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한글과 중국어로 적힌 아이돌 팬들의(심지어 중국 팬들의) 생일축하 광고판이었다.

사무실에 들어가 동료들에게 이 신기하고 어색한 경험담을 말했더니 나보다 나이 먹은 이들은 뭔가 잘못 본 게 아니냐는 표정이었다. 이제 막 입사한 직원들은 홍대뿐 아니라 시내 곳곳에 그런 광고판이 있고, 심지어 (당시 대 유행이던) 무가지 광고에도 심심찮게 등장 하는데 못 봤냐며 뭔가 시대에 뒤떨어져가는 아저씨 보는 표정이었다.

그렇게 한 십년쯤 된것 같다. 그때 그렇게 광고판에 좋아하는 아이돌 생일을 축하하던 십대 후반 이십대 초판은 이제 이십대 후반 삼십대 후반이 되었고, 나처럼 처음에는 낯설던 당시 삽 십대 중반이었던 이들은 사십대 중반이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기존의 권위주의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고, 이에 대해 지난 보수 정권의 권위주의와 꼰대짓거리에 몸서리를 떨던 소위 '문파'들은 자신의 대통령에 대해 자신들의 문화로 환호를 한다.

대통령의 생일축하 광고판을 보면서 여전히 어쩐다저쩐다 하는 건 어쩌면 지난 10년간 팬질, 덕후질을 하며 살던 지금의 3~40대의 문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글쓴이 이재원은 출판사 신율의 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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