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여성
교회와 여성
  • 최주훈
  • 승인 2018.01.21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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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성서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남성이다. 심지어 '교회에서 여자는 침묵하라'는 여성의 침묵 요구도 등장한다. 당시 사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성서의 복음은 우리에게 과거의 역사와 문화의 한계를 넘어 더 넓고 확 트인 지평으로 나아갈 것을 요구한다.

교회는 남성전용타운이 아니다. 역사가 그렇지 않은가? 실은 초대교회의 태동이 여성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 루디아만 해도 그렇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여정에서 성서 본문 속에 숨어 있던 많은 여인들과 십자가와 부활의 현장에 있던 여인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바디매오가 눈을 뜨고 예수 뒤를 따른 것처럼 현대 교회도 우리의 현실에 대해 매일 새롭게 눈을 떠야 한다. 그렇다면 성전-회당-집이라는 예배 공간에서 주도적 역할이 누구였느냐의 문제뿐만 아니라 이제껏 간과 되어왔던 여성의 가치와 역할, 그리고 교회의 직제 구성과 의사소통 주도권이 지극히 남성 편향적이라는 문제도 다시 되짚어야 하지 않을까?

 

초창기 기독교 공동체는 건물을 소유하지 않았다. 대신 유대교의 여러 예배 장소, 70년에 (예루살렘이) 파괴되기 전까지의 성전, 회당, 집을 계속 사용했다. 기독교 운동이 헬레니즘화된 여러 큰 도시에서 ..... 집이라는 환경은 기독교 의례가 독특해지도록 하는데 영향을 끼쳤다. 가정집이 가졌던 중요성은 남녀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한다.

에드워드 폴리, '예배와 성찬식의 역사', CLC, 2017년
에드워드 폴리, '예배와 성찬식의 역사', CLC, 2017년

성전은 분명히 남성의 영역이었다. 여자는 제사가 드려지는 중앙 뜰에 출입할 수 없었다.

회당은 남녀의 문제에 대해 뒤섞인 입장을 보였다. 이곳에서 여자도 중요한 기도에 적극 참여할 수 있었고, 물론 이례적이긴 하지만 리더십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그리스-로마 세계에서 여자들의 공간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따라서 집에서는 여성의 참여는 물론이고 여성의 리더십까지도 당연시되곤 했다. .... (각주 22: 최초의 교회 공간, 즉 예배 공간은 여성들의 공간이었다. .... 그 공간은 여성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리더십을 발휘하기에 좋은 환경이었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가정에서 새로운 교회를 만들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가정 교회에서 책임자로서 역할을 감당했다.) - 에드워드 폴리, <예배와 성찬식의 역사>, 최승근 역 (서울: CLC, 2017), 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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