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 흥미가 없는, 천상 문과생에게 추천
수학에 흥미가 없는, 천상 문과생에게 추천
  • 박주신
  • 승인 2017.12.28 0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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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싱,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영림카디널, 2014년
​​​​​​​사이먼 싱,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영림카디널, 2014년
사이먼 싱,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영림카디널, 2014년

고등학교 시절, 저는 수학을 정말 못했습니다. 1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는 심지어 수학 점수가 ‘0’점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3년 내내 수학 점수가 혹은 였는데, 그나마도 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렇게 수학을 못했던 제가 대학을 졸업할 즈음 읽은 이 책으로 인해 수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물론 기본적으로 산술에 강한 편은 아니지만, ‘수학이나 과학자체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습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이 책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이 책을 고등학생 때 소개해줬었다면, 내 수학 성적이 완전 달라졌을 지도 모르겠다.’

물론 지나간 과거에 대한 가정이니까 할 수 있는 생각일지 모르지만, 저는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누군가 이 책을 고등학생이었던 박주신에게 소개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 책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수학에 관한 책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수학 공식도 등장하고, 수학의 역사도 등장하고, 수학자의 삶도 등장합니다. 그러나 전혀 어렵거나 따분하거나 지루하지 않습니다. 고등학생들이 읽어도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고, 또 재미도 있습니다. 저는 실제로 이 책을 고등학생 동생들, 제자들 몇몇에게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수학에 흥미를 갖기를 바라면서 말이지요. 물론 그 친구들이 이 책을 읽고 수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여부는 확인 불가지만요^^

이 책은 17세기에 살았던 아마추어 수학자인 페르마가 남겨놓은 한 수학 문제에 관한 책입니다. 그 한 문제가 페르마 사후 300여 년 동안 수많은 수학자들을 괴롭혀 온 역사, 그리고 드디어 20세기 말 미국의 한 수학자에 의해 이 문제가 풀리게 된 이야기를 써내려간 책입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온통 수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정말이지 이 책, 재밌습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라 불리는 그 문제는 중학생만 되도 누구나 다 아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살짝 바꿔놓은 아주 간단한 식입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다음과 같지요.

x²+y²=z²

이 공식은 직각 삼각형에서 언제나 참이라는 것이 피타고라스의 정리입니다. 페르마의 정리는 이 공식을 살짝 수정한 것인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x+y=z, 이 식에서 n3이상의 정수일 때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해는 없다.

페르마는 위의 공식을 자신이 증명했다고 했는데, 그 증명 과정이나 증명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남겨놓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남겨놓지 않는 바람에 이 문제는 희대의 수수께끼가 되어 지난 400년 가까운 시간동안 사람들을 괴롭혀온 것이지요. 이 책에서는 그렇게 수백 년간 이어져온 한 수학 문제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하게 펼쳐갑니다. 그리고 결국 미국의 한 수학자가 자신의 평생 숙원이었던 페르마의 정리 증명을 기어이 해내고 마는 과정을 상세하게 추적해 가는데, 그 과정이 무슨 스릴러 소설을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합니다.

책의 저자는 케임브리지 대학 물리학 박사 출신이고, 번역자는 카이스트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입니다. 번역도 훌륭하고, 글 자체도 흡인력이 대단합니다. 수학에 흥미를 못 느끼지만 책을 좋아하는 천상 문과생인 고등학생이 주위에 있다면, 이번 겨울 방학엔, 이 책을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요?

 

글쓴이 박주신 목사는, 성림교회 사역자이며, 청년사역네트워크에서 실행위원으로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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