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가 허하고 재미없을 때, 누군가에게 서운한 말을 들었을 때... 누구를 생각하면 기운이 나시나요? 저는 제 주변에 있는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그 맑은 눈망울을 생각하면 세상 근심을 잊게 되지요. 주중에는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주말이면 교회의 유년부 친구들과 지내다 보니 전 늘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학교 선생님인 저자가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났다고 표현하다니...‘아이들 때문에 여러 재미난 일들이 많았나보다’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애들이 다 그렇지 뭐~’ 뭉뚱그리고 넘어가면서 아이들을 잘 보지 못하는 저로서는 아이들의 마음을 콕콕 집어내는 저자인 권일한 선생님의 시선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아마 수년간 모아두신 학급문집 자료에 담긴 아이들의 글은 선생님이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렸던 시간들 속에 나왔겠지요. 여덟 살 아홉 살 친구들은 참 사랑스럽습니다. 동시에 정말 다른 별에서 왔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모습을 보게 될 때도 있습니다.
권 선생님의 말처럼 이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세계인 안드로메다로 종종 순간이동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아이들의 그 순간에 저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게 되면 저도 세상만사 다 잊고 그 곳에 머물러 있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의 순간이 담긴 시와 그 순간에 함께 머무르셨던 선생님의 따뜻한 시선에 잠시 저도 머무를 수 있었습니다. 아마 저도 굉장히 지구에 정착하기 어려워했던 외계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렴풋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외계인의 생태와 그들과 친해지는 방법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들으니 제 주변 외계인들이 벌써 보고 싶네요. 아마 전국적으로 아니 전 세계적으로 외계인들은 다들 비슷한가 봅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의 순간을 저도 잘 포착하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글과 그림을 잘 모아두고 함께 나눈 대화들을 잘 적어 놓고 싶습니다. 사진도 많이 찍어두고 싶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그 때 그 순간 아이들의 마음에 맞닿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저도 제가 떠나온 별이 그리워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