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실장의 중동 특사 방문, 의혹?
임종석 실장의 중동 특사 방문, 의혹?
  • 김동문
  • 승인 2017.12.17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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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보도 화면 갈무리 MBC
MBC 뉴스 화면 갈무리 ⓒMBC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부터 12일 사이에 2박 4일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와 레바논을 대통령 특사로 방문했다,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어떤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중동 방문에 숨겨진 임무가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일까?

임 실장의 중동 방문 관련 의혹을 짚어보기 위해 그의 공식 일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일정에 따른 현지 상황을 반영했다.

9일 서울(인천)을 출발하여 10일 새벽에 아부다비에 도착했다.
- 서울(인천)에서 아부다비. 인천공항에서 아부다비 직항편을 이용하는 경우 9일 자정 지난 0:15 출발하여 5:45 아부다비 공항 도착이다. 이것은 인천공항 출발 국제선 항공편 가운데 아부다비 직항의 경우를 고려한 것이다. 임 실장 일행이 대한항공과 에티하드 항공 제휴 항공편을 사용했을 경우를 염두에 두었다.

보도 화면 갈무리
아랍에미리트 알-비얀 뉴스 갈무리 ⓒAl-Bayan

10일(현지시간) 12시부터 40분간 쉐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왕세제를 만났다.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가기로 했다.

아부다비에서 아크부대까지 구글지도
아부다비에서 아크부대까지 ⓒ구글지도

10일 오후(시간 언급된 것 없음) 아랍에미리트 주둔 아크부대(부대장 김기정)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
- 아부다비에서 아크부대. 아크부대는 행정구역상 아부다비에 속해있다. 부대 주둔지 위치는 알-아인 지역이다. 아부다비 시내에서 16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자동차로 편도 2시간여 걸리는 거리이다.

아랍에미리트 방문 일정을 마친 임 실장 일행은 11일 새벽(현지시간) 레바논에 도착했다.
- 아부다비와 레바논은 시차가 2시간이다. 항공 운항 거리는 3시간 정도이다. 베이루트 국제공항에 새벽에 도착했다면, 아부다비에서 새벽 항공편을 이용하여 베이루트에 간 셈이다.

레바논 대통령을 접견하는 임종석 실장 청와대
레바논 미셀 아운 대통령을 예방하는 임종석 실장 ⓒ청와대

11일 오전 10시(현지시각) 레바논의 대통령궁인 Baabda 궁에서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을 30분간 예방했다.

베이루트에서 동명부대까지 구글지도
베이루트에서 동명부대까지 ⓒ구글지도

11일 오후 1시30분 경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으로 활동 중인 동명부대(단장 진철호)를 방문했다.
- 레바논 시내에서 동명부대 주둔지 까지는 80킬로미터 넘게 떨어져있다. 베이루트의 심각한 교통체증을 고려하지 않을 때 8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임 실장 일행은 12일 새벽에 귀국했다.
- 한국과 아랍에미리트는 5시간 시차이다. 한국과 레바논은 7시간 시차이다. 시차를 고려하면, 임 실장이 12일 새벽에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을 이용했다면, 레바논에서 이른 저녁 항공편을 이용하여야 한다. 항공 운항 거리는 대략 10시간 정도이다.

 

갖가지 의혹들

임종석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와 레바논 방문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제기된다. 다음과 같은 의혹이 주를 이룬다. 이외에 임 실장의 몸집 불리기나 다른 정치적 역할론 등은 여기서 다루지 않았다. 현지 상황과 무관한 추론들이기 때문이다.

북한접촉설을 보도하는 채널A 뉴스 화면 갈무리 채널 A
북한접촉설을 보도하는 채널A 뉴스 화면 갈무리 ⓒ채널 A

1) 레바논이 북한의 중동 지역 공작 거점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임종석 실장의 레바논 방문의 실제 목적이 특정 북한 측 인사와의 대면 또는 통신 접촉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

2)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의 아랍에미리트와의 원전 수주를 문제 삼은 것에 격노한 아부다비 왕세제가 국교 단절을 거론했기에, 이를 수습하기 위하여 급하게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했다는 설,

3) 아랍에미리트 원전 관련 의혹이나 이명박 전대통령 비리에 대한 본격 조사에 앞서 임 실장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하고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사로 갔을 것이라는 설,

4) 최근 북한과 대사추방 등의 대북제재에 참여한 아랍에미리트를 설득하여 북한과 외교를 재개하도록 만들려고 갔다는 설 등이다.

 

가능성 확인.

우선은 북한 접촉설의 가능성이다. 레바논과 아랍에미리트 모두 남북한 동시 수교국이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는 지난 10월 12일자로 외무부 성명을 통해 북한의 비거주 대사를 철수시키고 북한 사람들이 UAE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중단조치했다. 북핵문제 공조차원에서 이뤄진 조치이다.

레바논이 북한과 가깝다는 추론에 바탕을 두고 비밀 대북접촉설을 앞세운다. 그런데 레바논이 북한에 가깝다는 주장의 근거도 궁금하다. 또한 위에서 살펴본 임종석 실장의 분주한 일정을 고려하면 자연스럽지 않다. 그럼에도 그렇게 믿는 사람들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두 번째는 북한접촉설 괴담 가운데는 한국 문재인 정부가 다시 북한과 외교를 재개하도록 만들려고 간다는 주장은 사실 확인의 의미도 없는 엉터리이다.

샤르자 뉴스 갈무리 ⓒSharjaj

세 번째는 아랍에미리트(UAE) 국교 단절설 가능성이다.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의 원전 수주를 문제 삼아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퍼뜨려 UAE 왕세제가 국교 단절까지 거론하며 격노했다는 것이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 임 실장이 급파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랍에미리트 등은 북핵 제재 공조에 동참한 나라이다.

네 번째는 이명박 정부의 비리와 관련된 목적으로 UAE를 찾았을 가능성이다. 그러나 임 실장이 아부다비에서 쉐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왕세제를 만났을 때 입회한 인사들의 면모를 보면 그런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아부다비 왕세제 쪽의 언급이나 보도를 통해서 봐도 이렇다 할 특이점은 보이지 않았다. 또한 임 실장과 왕세제 회담 자리에 임석한 관계자 면모를 봐도 그렇다. 왕세제 자문위원단에 해당하는 행정자치부(Executive Affairs Authority) 의장인 Khaldoon Khalifa Al Mubarak와 왕세제 비서실 차장에 해당하는 Mohamed Mubarak Al Mazrouei 정도이다. 칼둔의 경우는 경제협력 분야의 전문가이고,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이기도 하다. 왕세제의 최측근으로 간주된다. 

아부다비 왕세제 예방에 동석한 한국측 관계자들
아부다비 왕세제 예방에 동석한 한국측 관계자들. 샤르자  방송 화면 갈무리 ⓒSharjaj

한국은 서주석 국방부 차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 박강호 주 아랍에미리트 대사 등이 같이 했다. 한국측 인사들의 면모는 안보 국방 분야 관계자들이 동행하고 배석한 것이다. 윤순구 차관보도 국방부에서 군사외교를 담당하는 국제정책관을 역임한 인사이다.

물론 이런 공식 일정 외의 다른 시간을 이용하여 모종의 특별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임 실장의 방문 일정과 형편상 그럴 수 있는 여유는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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