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여성들을 호칭에서부터 존중하고 인정하라
교회여성들을 호칭에서부터 존중하고 인정하라
  • 강호숙
  • 승인 2017.12.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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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에서 여성 호칭에 대한 의견
강호숙
학회에 참석한 남녀 참석자들. ⓒ강호숙

 

한국 교회에서 호칭의 의미는 뭘까? 직함이라는 호칭은 그 사람의 전문성과 학문성을 인정해주려고 만든 게 아니겠는가. 하지만 교회의 현실에선 남자의 호칭과 여자의 호칭은 늘 다른 것 같다.

어느 학회에서 질의하는 시간이 있었다. 사회자 교수는 총신교수였다. 남자가 손을 들면 '000 교수님!'하더니, 여자가 손을 드니까, '000 자매님!'이라고 불렀다. 그곳 학회는 모두 박사들과 교수들이 모이는 곳이었는데, 왜 여자교수를 '자매님'으로 부르는지... 아쉬웠다.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최초의 여성관련 과목인 "개혁주의 여성리더십"을 강의할 때다. 몇몇 남자교수들이 나를 "강 전도사님"이라고 불렀다. 아니 총신에서 남성들 사이에 껴서 힘들게 박사학위를 받고 강의하는데, "여성안수 반대"를 강조하려고 그러는지, 아니면 자신은 목사 교수요, 나는 일개 전도사라는 계급의식이 있어서 그러는지 신대원에서 강의하는 몇 안 되는 여교수들을 함부로 대하며 하대하는 게 거슬렸다.

그래도 대놓고 반감을 표현하지 못하다가 사석에서 "전도사들을 가르치는 자가 전도사라면 권위가 서겠습니까? 교단에서 여성안수 반대니 박사라고라도 불러 주십시요"라고 말했다. 왜 여성들은 남성들에겐 당연히 불리는 호칭조차도 일일이 구걸해야만 되는 것일까!

그런데 설상가상, 여성들 사이에서도 그 사람에 맞게 호칭하는 대우를 해주길 싫어한다는 것이다. "여성의 적은 여성이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 것 같다, 남성중심의 교회와 신학의 영향을 받아서일까? 남성목회자나 교수들에겐 엄청 "교수님, 목사님" 부르면서, 정작 여성목사들이나 여성교수들에게 '동문이나 선후배'로 부르려는 그 저의는 뭘까?

남성들 틈에 끼여 힘들게 공부하고 사역하는 교회여성들을 호칭에서부터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부터 실천할 때, 교회는 진일보할 것이라 생각한다. 신학 학회를 가든, 교회를 가든 얼마 되지 않는 여성목사들과 여성신학자들을 좀 귀하게 보라. 그리고 그에 걸 맞는 호칭으로 대우해주라. 그렇게 한다면 더욱 더 여성들도 기죽지 않고 자신의 기량과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직위나 전문성에 합당한 호칭으로 대우하고 인정하는 게 교회리더를 세움과 동시에 더 나아가 사회 속에서 역량 있는 인재를 배출하는 길이다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은 여성안수 허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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