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이민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의 성명서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이민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의 성명서
  • 김동문
  • 승인 2017.12.12 0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민자들의 서명 운동이 진행중이다
JTBC 뉴스 화면 갈무리 JTBC
JTBC 뉴스 화면 갈무리 ⓒJTBC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이민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의 성명서가 지난 8일 발표되었다. 지금도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에 성명서는 구호 중심으로 선명한 방식이 아니라, 고민과 아픔의 작업을 남기는 긴 글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2장이나 됩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어야 하고, 대형교회의 이런 오만함을 부리고도 잘하면 된다는 식의 태도에 작은 몸부림이라도 쳐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대로 두면 시간 지나면 적당히 사라지고 또 악습이 계속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바로 잡으라는 메시지를 작지만 모아야 한다 싶습니다."

서명 운동을 진행중인 송병주 목사의 이민자 서명 운동의 취지를 이렇게 밝혔다. 아래는 성명서(초안) 전문이다.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이민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의 성명서

이민 교회를 섬기는 형제자매들은 조국 교회와 조국을 바라볼 때마다 감사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조국 교회의 아름다운 신앙의 유산을 간직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하지만우리는 이번 명성교회 세습을 보면서 깊은 자괴감과 부끄러움에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연약한 죄인이며자랑할 것 없는 사람들이지만이런 현실에 침묵하고회개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형제와 조국 교회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의 자녀들이그때 아버지어머니는 무엇을 하셨느냐?”는 질문에 부끄럽지 않고자 아래와 같이 마음을 모아봅니다.

 

첫째명성교회 세습은 윤리적사회적성경적그리고 선교적 차원의  어떤 면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매우 부끄러운 일입니다. 3대 세습을 정당화하는 북한의 선전 내용과 명성교회가 생각하는 정당한 세습이 도대체 무엇이 다른 것인지 모르겠습니다지금이라도 철회하고바로 잡기를 권면합니다.

둘째명성교회 세습은 단순한 세습을 넘어,  힘 있는 교회는 공동체와 법위에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명성교회는 총회의 결정과 법을 무시하고그리고 노회를 파행으로 몰아가면서까지 결국 자기주장을 관철 시키는 오만한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자신들이 가진 힘은  노회와 총회조차 쉽게 넘어설 수 있고같은 믿음의 형제와 자매들의 간절한 바람조차 쉽게 무시하는 오만한 강자의 모습이었습니다그 속에서 우리는 누가복음 12장에 등장하는 어리석은 부자의 모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금권과 교권이 공교회의 공동체적 합의와 법 위에 존재한다면 이야말로, 500년 전 루터가 저항했던 제왕의 모습입니다통합 교단 총회는 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치리하여 하나님 나라의 공의를 세우고조국 교회의 권위를 회복하며파행된 노회를 바로 잡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셋째명성교회 성도들은 개교회의 근시안적 유익을 넘어 시대적 소명의식 속에서 세습 상황을 직시하고 옳은 길을 향한 의사를 적극 개진하시고하실 수 있는 최선의 모습으로 결단해주시기를 권면합니다세습을 철회하는 것은 김삼환 목사나 김하나 목사의 결단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습 철회 여부는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앞에 선 교인들의 성숙한 소명의식에 달려있습니다세습 철회를 김하나 목사에게 기대하지 마시고당당하게 세습 철회를 재론하여 바로 잡아야 합니다또한 이번 과정에서 명성교회의 불투명한 운영과 불미스러운 소식이 뉴스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이런 불투명을 가리기 위해서 세습을 강행한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성도들은 세습에 대한 재론과 함께, 불미스러운 운영이 있다면 바로잡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게 되기 바랍니다. 막연한 희망만으로 변화될 현실은 결코 없습니다.

넷째이번 명성교회 세습 문제는 지금까지 대형교회와 일부 목회자들의 성추행 같은 윤리적 문제나 불법적 관행에 대해 노회와 총회가 공의를 바로 세우지 아니하고교권과 금권에 굴복하여 대형교회 불패론을 정당화 시켜온 결과라고 봅니다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각 노회와 총회 지도자들이  ‘목회자 윤리강령 ‘세습 방지법’ 당연히 해야 할 최소한의 역할을시행하는 일에 주저하거나 눈치 보지 말고권징을 바로 시행하는 계기가 되길 촉구합니다그리고 이런 부끄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 그동안의 과정을 철저히 조사하여필요하다면 그 책임을 묻고 다시 바로 잡아서 이런 관행이 더는 확대되지 않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특히 통합측 총회는 이번 명성교회의 초 헌법적 태도에 대해 공의로운 결단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다섯째이 서신을 내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도덕적으로 더 훌륭하고 바르기 때문에 하는 일은 아닙니다같은 죄인으로 우리 자신도 자랑할 것 없는 사람들입니다그래서 이런 외침을 하는 일이 부끄럽습니다하지만,우리 개인의 연약함과 한계를 알지만하나님의 거룩한 교회가 더이상 가서는 안될 길을 가는 것을 보고도 침묵하는 더 큰 죄를 지을 수 없기에 이렇게 마음을 모았습니다김하나 목사의 몇 번에 걸친 기자회견을 통해 했던 약속이 모두 헌신짝처럼 던져졌습니다. 결국은 거짓말이 되었지만, 그 기자 회견을 믿고 싶었던 많은 사람들은 작은 희망을 보고 더 큰 절망을 보고 있습니다 . “앞으로 김하나 목사가 잘 하면 되지 않느냐?”고 자신을 속이지마십시오바른 길이 아니라도 “잘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무서울 만큼 위험하기 때문입니다지금은 더 잘하는 대형교회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바르게 하는 명성교회를 기대합니다바르지 않아도 잘 하면 된다는 병이 지금 한국 교회를 죽이고 있다는 걸 잊지 마십시오.

우리는 이 결정에 대해 부끄럽지 않다고 당당하지 마십시오부끄러워 하셔야 할 일입니다.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한국교회가 그 결정으로 인해 부끄럽고 고통받고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귀와 눈을 막고 있습니까?지금 명성교회는 부끄럽지 않은 것이 아니라부끄러움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습니다더이상 형제들을 아프게 하거나 수치스럽게 하지 말고자신들의 울타리와 벽에서 나오십시오.  하나님의 교회를 강도의 소굴이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하지만희망만으로 변화될 현실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성전을 청결하게 하시던 주님의 부르짖음과 채찍의 바람 가르는 소리를 다시 듣습니다이 소리를 외면하고 여전히 버티고 서서 예수님을 밀어낸 그들처럼, 여러분도 그들만의 성전을 만들어 가시겠습니까?

12/08/2017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이민교회 목회자와 교인 일동

 

서명에 관심 있는 이민자들은 이 링크를 참고하면 서명에 참여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