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2차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총회에서 요가와 마술을 금했다. 좋게 생각하면 점술, 점성술, 부적, 풍수, 사주팔자 등과 같은 것도 함께 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종교개혁이 중세의 자연 미신관을 깨고 자연 과학을 발전시켰다는 명제에서 보자면, 이번 총회 결정은 그 전통을 계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500년간 유럽에서 개신교 국가가 과연 마술과 미신 퇴치에 성공했는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아니다. 아래의 첫 도표는 개신교 국가나 가톨릭 국가나 일반인의 종교로 자리 잡은 마술 문제에서 차이가 없고, 높은 비율로 매직을 믿고 실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칼빈주의가 강한 스위스인들이 루터란 독일인보다 더 마술을 실천한다. 주일 예배 참석률도 신구교 간에 차이가 없다.
한국 개신교는 어떠한가? 아래의 두 번째 도표를 보면 유럽과 비슷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개신교인 가운데 궁합, 사주팔자, 풍수지리를 수용하는 비율은 30%가까이 된다. 윤회설도 20% 정도가 믿고 있다. 개신교 외의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보는 비율이 30%를 넘는다. 결국 토요일에는 보살무당에게 가서 점을 치고 궁합을 본 후, 일요일에는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고, 월요일에는 직장에서 유교적 장유유서나 남녀유별에 따른 위계질서를 받아들이는 게 상당수 개신교인의 일상적인 종교성이다. 곧 적지 않은 개신교인들은 다종교 정체성을 가지고 종교 혼합을 실천하고 있다.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보고서, 2012
유럽이나 미국이나 한국에서 종교개혁의 산물인 개신교는 마술을 없애지 못했다. 가톨릭 신자나 무종교 신자와 마술(점, 궁합, 풍수)을 믿고 실천하는 면에서는 별로 차이가 없다.
통합 교단 총회는 교회 행사나 예배 때 간단한 마술 실기로 관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금하고, 운동으로서의 요가 체조 참여를 금지했다. 그러나 그런 단순한 차원이 아니라, 신학교들과 교단들은 마술의 문제를 더 깊이 다루어야 할 것이다.
요가가 그 기원과 기본 사상에 힌두교가 있어서 안 된다면, 침은 그 기원과 기본 사상에 도교나 유교가 있으므로, 한국 기독교인이 한의원에 가면 안 된다는 곤란한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종교혼합 문제, 종교다원론의 문제와 함께 궁합, 사주팔자, 부적, 풍수지리, 점술, 침술 등에 대한 종합적인 신학적 정리와 목회적 돌봄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