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2장 읽기: 양과 음, 일과 쉼
창세기 1-2장 읽기: 양과 음, 일과 쉼
  • 옥성득
  • 승인 2017.12.06 2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성득교수의 단상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중 인간창조(로마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벽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중 인간창조(로마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벽화)

 

스위스 정신과 의사이며,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인 칼 융(Carl Gustav Jung, 1875~1961)의 분석심리학에서 중심 개념은 개성화 individuation이다. 개성화란 자연법을 경험한 개인이 자신의 한계를 알고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 스스로 규제하는 자기조절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개인은 더 큰 자아를 만나 물성과 영성, 의식과 무의식, 인성과 신성을 통합하며 완성을 향해 나아간다.

개성에는 양(남성성)과 음(여성성)있다. 남자는 일에 집중하고 완벽을 추구한다. 여자는 쉼을 추구하고 완성을 이룬다.

하나님도 엿새 일하고 하루 쉬었다. 낮에 일하고 밤에 쉬었다. 엿새가 양이면 이레째는 음이다. 엿새가 유교(儒敎)라면 안식일은 도교(道敎). doing의 때가 있고 non-doing의 때가 있다. non-doing의 안식의 시간에 완성된다. 이 곤고한 인위의 인생은 무위의 안식을 고대한다.

6일 후에 7일로 끝나는 직선 사관이다. 다시 한 주일이 계속 돌아오는 순환사관이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하루 밤낮이나 7일로 끝나지 않는다. 자고 나면 다시 아침이 오고, 안식일을 보내면 다시 월요일이 온다. 직선과 원이 만나 개성화가 이루어지고 완성을 향해 나아간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남아 있고, 올라가야 할 계단이 버티고 있고, 내려가야 할 심연이 기다리고 있다.

하나님도 엿새째 사람을 만들었다. 신의 사역에 인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람도 음양/남녀로 만들었다. 남자는 여자 없이는 안식일에 들어갈 수 없고, 여자도 남자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doing의 완벽이 non-doing의 완성이 되고, 완성도 완벽을 향한 추구가 먼저 있어야만 가능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