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에서 심장의 바운스(Bounce)를 경험하다
신명기에서 심장의 바운스(Bounce)를 경험하다
  • 박용한
  • 승인 2017.12.06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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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라이트, 신명기, 성서유니언, 2017년
크리스토퍼 라이트, 신명기, 성서유니언, 2017년
크리스토퍼 라이트, 신명기, 성서유니언, 2017년

자기 힘으로 채무를 상환할 수 없는 사람들을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고 방치하는 것은 이런 고통까지 가보지 않은 비교적 여유 있는 사람들의 또 다른 도덕적 해이가 아닌가

지난 1129일 금융위원회는 원금 1 천만 원 이하 대출을 10년 동안 상환하지 못한 159만 명에 대해 원리금 전액을 탕감해주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자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는 언론보도가 뒤따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에 대해 소신발언을 한 것이다.

국가는 개인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어가고 있음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과 소외층의 경제적 간격은 여름과 겨울처럼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미 사회에서는 채무 탕감” “파산신청과 같은 다양한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경제적 간극이 첨예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접한 영국의 구약신학자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J. H. Wright, 70)신명기주석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경제적인 문제점과 신앙인의 책임에 대해서 하나님의 목소리를 드러내고 있다.

신명기주석을 읽으면서 그 동안 구약의 주석에 가지고 있던 편견중 하나는 하나님의 말씀인 것은 알겠는데 그 말씀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와 적용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회의를 가졌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면서 구약의 신명기가 이렇게 오늘날 우리들의 상황가운데 적실성을 가지고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 실로 놀라웠다.

저자는 신명기를 언급하면서 구약의 심장 박동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신명기의 박동을 느껴 보라고 한다. 책을 읽어가면서 심장이 박동수가 올라가는 것을 경험하면서, 히브리 성경 전체의 생명과 리듬을 느낄 수 있다고 했던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

그 동안 신명기로 대표되는 구약의 율법서를 힘들어 한 것 은 오늘 우리들의 상황과 너무나도 간격이 있는 시대의 산물로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토지법이나 제사법과 같은 이질적인 문화에 대해서 되도록 패스하고 넘어갔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생각을 깨트리기에 충분하다.

신명기는 경계에 있는책이다 라는 말은 신명기가 쓰인 의도를 충분히 엿 볼 수 있고, 다른 말로 해석하면 이 시대처럼 그리스도인이 맘몬과 하나님 경계에 아슬아슬 하게 서 있은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오래된 신명기가 오늘 한국사회에 너무나 적실성을 가진다는 아이러니이다.

이 책은 단순히 주석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상황에 대한 이해와 함께 말씀이 어떤 적실성이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오늘날 우리들의 삶 속에서는 어떻게 말씀이 오버랩되면 삶에 깊숙이 개입 될 수 있는지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광야 시대에 펼쳐진 이스라엘의 삶의 자리는 하나님의 은혜의 장소였지만, 머무를 땅이 아니라 끊임없이 가나안으로 움직여야 할 자리였다. 그렇기에 이들을 향한 신명기적 하나님은 훈련과 실패 그리고 책망과 회복이라는 과정을 통하여 새로운 이스라엘을 세워 가시야 했다. 그렇기에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약속과 율법을 말씀하시고 권면하시는 것을 통해서 하나님의 의도와 목적을 충분히 깨을 수 있을 뿐 있다. 또한, 극한의 간극이 있는 오늘 우리들의 삶은 새로운 신 광야 시대이다. 그렇기에 신명기의 말씀은 새로운 해석을 통해 우리삶에 적실성을 가져와야 하는데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깊이 있는 공감을 이뤄가고 있다.

신명기 속의 모세의 음성과 하나님의 메시지가 동시에 울려 퍼지는 무한 감동을 다시 한 번 경험하고 싶다면 이 책을 집어 들기를 강력 추천합니다.

 

글쓴이 박용한 목사는, 춘천의 연리지감리교회 담임목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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