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청년 배우들의 엄마, 정여임 목사
무명 청년 배우들의 엄마, 정여임 목사
  • 황명열
  • 승인 2020.11.1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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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임 목사, 제23회 김선경전도사기념상 수상
제23회 김선경전도사기념상을 수상하고 있는 정여임 목사
제23회 김선경전도사기념상을 수상하고 있는 정여임 목사

지난 15일 남대문교회(손윤탁 목사,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6)에서는 '피난민의 어머니'로 불리는 김선경 전도사를 기념하기 위해 남대문교회(손윤탁 담임목사)가 제정한 '23회 김선경전도사기념상' 시상식이 있었다. 남대문교회는, 한국전쟁 이후 월남한 성도들을 위해 헌신했던 김선경 전도사 기념사업회를 1998년에 발족했다. 기념사업회는 지역에서 작은 예수로 살아가며, 성도를 돌보고, 소외된 이웃을 섬기며, 기도하는 여교역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23년째 기념상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의 수상자는, 문화예술의 메카, 대학로에서 가난한 무명배우들의 아픔을 7년째 보듬어 온 정여임 목사(아가페드림교회).

정 목사는, 20123MJ컴퍼니(대표:최무열) 지저스미션 사목으로 부임 후 MJ소속 배우들과 예배를 드리고 영적 '엄마'로서의 역할을 했다. 무대를 통해 일약 스타로 뜨는 배우는 극소수다. 나머지는 끼니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열정 하나로 버티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정 목사는 후미진 골목에서 굶주린 채 방치되는 청년 배우들을 보면서 따뜻하게 밥 한 끼라도 해주자라는 생각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밥 한 끼에서 시작된 일은 청년들의 진로와 연애 상담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일어나는 어려움도 함께 나누었다. 정 목사의 따뜻한 섬김으로 많은 배우들이 신앙을 갖고 함께 예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예수님을 영접했지만 지속적으로 돌봄을 받을 수 없는 상황으로 신앙생활을 포기하는 이들도 생겼다. 정 목사는 상처가 많고 외로운 청년들이 힘들 때 함께 있어주는 것이 하나님이 주신 역할이라 생각하고, 이들을 좀 더 가까이서 책임 있게 돌보려고 20134월 대학로에 아가페드림교회를 개척했다.

정 목사는 30평 남짓의 예배당을 문화사역 공간으로 개방했다. 예배당을 연습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사방 거울로 인테리어까지 했다. 임대료가 비싸 연습실을 얻지 못하던 배우들은 교회의 배려 덕분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맘껏 연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배고플 때 언제든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제반 시설까지 갖추어 놓았다. 또 이웃주민들을 위해서는 결혼식 장소로, 각종 회의 장소로도 이용된다.

언젠가 정 목사는 사고로 다리 부상을 당하고도 부모조차 돌아볼 수 없는 형편인 한 청년을 위해 간병과 입·퇴원 등의 행정 절차를 손수 처리한 적이 있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청년들이 얼마나 외롭고 힘들게 사는지를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정 목사는 한 달에 한 번 청년들에게 손수 만든 음식을 대접한다. 그리고 때때로 혼자 사는 청년들을 방문해서 형편을 살피고 필요한 물품도 살뜰히 챙긴다

이런 정 목사의 섬김을 통해 청년들은 '엄마의 따뜻함'을 느낀다. 그 따뜻함이 팍팍하고 힘든 현실에서도 꿈을 향해 힘과 용기를 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한다. 

정여임 목사가 손수 준비한 음식으로 청년들과 밥상을 나누고 교제의 시간을 갖는다. (영상 갈무리)
정여임 목사가 손수 준비한 음식으로 청년들이 밥상을 나눈다. (CBS 영상 갈무리)

정여임 목사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기독교 뮤지컬 배우들의 땀과 눈물 앞에 서면 스스로 언제나 초라하고 작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아픔 한 자락을 안고 안타까움으로 사역을 했을 뿐인데, 우리 아가페드림교회 성도들과 함께 하는 배우들을 격려하시는 것으로 알고 겸허히 받겠다" 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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