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교회 피는 안되고, 동사무소 피는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헌혈, 교회 피는 안되고, 동사무소 피는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 김동문
  • 승인 2020.07.22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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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2020.07.10) 전면 광고 갈무리

 

 

아래와 같은 내용이 이미 공유되었고, 지금도 공유되고 있다. 순복음ㅇㅇ교회 사모가 쓴 글이라고 하면서 돌고 있다. 요 위의 이미지는 네이버의 한 블로그에서 옮겨 온 것이다. 위와 같은 글이 올라온 시점은, 2020. 7. 9. 7:43으로 나와 있다.


사실 확인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등의 기본적인 사실 관계를 짚어보자. 이것은 일정 정도 사실이다.

먼저 '누가'에 대해 확인해본다.

순복음ㅇㅇ교회는 실제 존재하는 교회이다. 지역 사회 섬김에도 열심이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섬김 활동을 펼쳐왔다. 교회 주변 지역에 있는 자영업 사업장과 취약계층 가정들을 방문해 방역서비스를 실시하기도 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방역 용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또한 그 교회 A 담임 목사의 아내 B(사모)도 실재하는 인물이다. 전도에도 열심이고, 지역 사회 봉사에도 열심인 것으로 알려진다.

​공유되는 글에 익명으로 표현되었다고, 그것이 허구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 이야기 속의 장소는,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곳이다. 헌혈 행사 장소 문제를 두고 교회와 단체 헌혈을 담당하는 (경기)혈액원관계자 사이에 혼선이 빚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 위의 내용 모두는 사실일까? 진실일까? 그렇지는 않다.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 그리고 진실이 아닌 것이 뒤섞여 있다. 무엇이 사실이 아닌 것일까?

사실이 아닌 것 또는 오해할 수 있는 것?

​일단 위의 이야기 속의 헌혈 행사는 14일에 그대로 진행이 된다.

다시 공유되는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 이야기는 정세균 총리의 발표가 있던 날을 언급한다. 그날은 7월 8일 오전의 일이다. 8일에 아마도 경기혈액원 관계자의 전화를 받았고, 그다음 날인 9일 다시 통화를 한 것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혼선은 정리되고 행사는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미 오해가 해소된 해프닝이다.

정세균 총리의 교회에 대한 방역 조치 강화 발표 이후에, 그 개념을 두고 일시적인 혼란이 야기된 것도 사실이다. 무슨 혼란일까? 교회 내, 교회 시설에서의 정규 예배 이외의 모든 소모임 등의 활동을 금지한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교회 주차장에서 하는 헌혈 행사는 이 기준에 맞는 것인가, 위반되는 것인가를 두고 적십자 관계자가 혼란을 느낀 것 같다. 그래서 교회에서 교회 이름으로 헌혈 행사를 하면 안 되는 것 같다고 교회 측에 먼저 연락을 취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위의 글에서 "관계자도 난감해하며 내일 다시 연락준데요 "라고 언급된 것처럼, 그 담당자는 다시 교회로 전화를 했고, 헌혈 행사는 교회 주차장에서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이야기이다. 아래는 해당 교회 홈페이지에 떠있는헌혈 행사 안내 사항이다.

순복음ㅇㅇ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전면 광고에 등장

그런데 위의 글은 지난 9일, 이른 아침부터, 공유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10일에는 국민일보 44쪽에 전면 광고로 실리기까지 했다. "주민센터가 아니라 교회 마당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헌혈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라는 큰 제목의 광고이다. 여기에 실린 내용은 위에 옮겨놓은 것과 동일한 내용이다.

​여기서부터는 사실의 왜곡으로 볼 여지가 크다. 이미 종료된, 일시적인 혼선이 빚어낸 사건을 두고, 그리고 혼선이 해소되었다는 추가된 사실에 대한 이야기는 없이, 이 이야기가 공유된다. 또한 코로나 핑계로 교회를 핍박하는 살아있는 사례로 활용하는 것이다.

궁금한 이야기

사실 위의 이야기에서 궁금한 부분이 여러 가지가 있다.

누가 쓴 것일까?

누가 쓴 것일까? 아니면 누가 다듬어서 다시 올린 것일까? 이 두가지 질문은 닮은 듯 다른 질문이다. 위에, 옮겨놓은 이야기 속에는 앞서 짚어본 것처럼 사실이 담겨 있다. 그런데 B사모가 쓴 것 그대로인가에 대해서는 궁금함이 있다. 이런 궁금함에는 아래와 같은 이유가 있다.

​또한 위의 이야기는 B 사모가 직접 쓴 것으로 확인할 수 없다. 온라인 검색의 한계이다. 당사자를 통해 확인하면 쉬운 문제인데, 그랗게 하지 못하기에 갖는 한계이다.

제3자의 온라인 공간에서 공유되었지만, 정작 B 사모의 이름으로 직접 작성된 경우가 확인되지 않는다.

온라인 검색의 한계로 가장 초기에 올라있는 글은 아래와 같다. 9일 새벽 00:24의 것이다.

D의 카카오스토리에서 갈무리

또한 A 목사의 아내 B 사모가 사용하는 표현으로 보기에는 어색한 부분들이 있다.

​'동사무소'가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동사무소는 2007년 9월까지만 사용하던 명칭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가 사용하는 언어 표현은 아닌 것 같다. 그 지역은 읍 사무소, 주민자치센터가 자리한 곳이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도 동사무소라는 표현보다 동주민센터, 종합복지센터 등으로 표현한다. 실제 ㅇㅇ교회 B 사모가 이런 표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당사자의 확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렇기에 몇 가지 궁금함을 짚어보는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 A에서 갈무리

 


공유되는 글에 등장하는 당사자의 의도가 어떠하든, 이 글은 공유되는 과정에서 차별금지법 반대의 중요한 근거 사례로 활용도기도 하고, 정부의 교회 정규 예배 이외 행사 금지 취소를 요청해야할 이유를 제공해주는 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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