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책 같은, 인문학책을 읽는 느낌을 주는, 수학책
철학책 같은, 인문학책을 읽는 느낌을 주는, 수학책
  • 권일한
  • 승인 2018.12.26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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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하, 수학의 감각 지극히 인문학적인 수학 이야기, 행성B, 2018년
박병하, 수학의 감각, 행성B, 2018년

어제와 오늘 읽은 책 <수학의 감각, 박병하>. 출판사 하는 분의 글에 속아 산 책이다. 그분의 글은 제목으로 봐도, 주제나 내용으로 봐도내가 절대 사지 않을 책을 사게 했다. 저자 박병하는 모스크바대 수학박사다. 어디라고? MIT가 아니라 모스크바대.

첫 장을 읽으며 이상한 내용에 충격을 받았다. ‘속아서 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인 첫째에게 먼저 읽으라고 했다. “노는 것 같으면서도 수학 공부하는 기분이라 했다. ‘그렇단 말이지?’ 책을 들고 다시 읽었다. ~ 읽었다. ‘!’ 하며

이 책은 철학책 같은, 인문학책을 읽는 느낌을 주는, 수학책이다. 예를 들어보자. 무한을 설명하면서 안 된다는 생각이 가능성을 밀쳐낸다.’는 제목을 달았다. 원숭이가 거의 무작위로 쳐 대는 글자에서 의미 있는 문장이 나오는지 보는 실험으로 무한을 시작한다. ‘상상에 무한을 모셔오면 무한의 괴력을 빌려 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리타분한 수학자가 아니라 방대한 지식의 바다에서 수학을 건져내는 사람이다.

2장의 제목은 당신 없이 나는 존재할 수 없다.’이다. 박지원의 책에 나오는 황희 정승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가 옷에서 생기는지, 살에서 생기는지에 대한 논쟁이다. 설명은 박지원의 <소완정 기문>으로 갔다가 수학의 거장 힐베르트를 지나, 소동파의 시로 끝난다. 여기서 설명하는 내용은 점과 직선이다. “What?”

내일 학교에 가서 4학년 우리 반 아이들에게 곱하기 계산 방법 4가지를 설명해줘야겠다. 기존의 곱셈식과 인도 사람들의 곱셈식은 알았지만, 나머지 두 가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거지계산을 혁신하라는 소제목으로 곱셈을 설명하는 장의 제목은 <버스는 저절로 움직이지 않는다.>이다. "무슨?"

이 책은 내가 읽은 수학, 과학책 중의 최고이다. 토머스 S. 쿤이 쓴 <과학 혁명의 구조>( 까치(까치글방), 2002) 만큼이나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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