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정말 재밌고, 간단한 대사들은 촌철살인이다.
그림은 정말 재밌고, 간단한 대사들은 촌철살인이다.
  • 박주신
  • 승인 2018.12.2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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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문, 신현욱, 중근동의 눈으로 읽는 성경: 구약편, 선율, 2018년
김동문, 신현욱, 중근동의 눈으로 읽는 성경: 구약편, 선율, 2018년

그림(만화)으로 가득한 책, 한 페이지 전체에 설명은 불과 6~8줄에 불과한 책이다. '이 책이 담아내고 있는 신학이나 깊이가 뭐 얼마나 되겠나?' 이런 생각을 혹여 갖고 있다면, 정말이지 편견을 내려 놓으시라!

이 책의 첫 장은, 창조 이야기를 다룬다. 제목은 <인류를 향한 첫 번째 권리 선언>. 나는 이 장을 읽다가 눈물이 날뻔했다. 이 책의 강점 몇 가지가 이 첫 장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림이 정말 재밌고, 간단한 대사들이 그야말로 촌철살인이다.

짤막한 아포리즘(aphorism)으로 폐부를 찌르는 글쓰기는, 저자인 김동문 목사의 최대 장기이다. 김 목사의 아재개그는 사실 전부 해학이고 풍자이다. 해학과 풍자의 특징은 '그로테스크'(grotesque)이다. 이것은 꼬집는 것이고, 아프게 하는 것이며, 동시에 치유하게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주저리주저리 지식 자랑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간략하고 따스한 어투로 성경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알아야만 하는 이야기를 콕 집어서 말해준다. 정말이지, 이것은 저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깊이 알수록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전문가가 꿈꾸는 경지이지만, 아무나 도달할 수 있는 경지는 절대 아니다.

그리고 이 책은 첫 장에서 시작된 하나님에 대한, 성경에 대한 시선 교정을 끝까지 이어간다. 성경에 대한 우리의(‘우리라고 말하지 않고 '나의'라고 말하고 싶지만, 많은 고정관념과 편견들이 우리에게 전유 되어 있다) 시선은 정말이지 교정할 것투성이였다. 불행스럽게도 말이다.

김동문, 신현욱, 중근동의 눈으로 읽는 성경: 구약편, 선율(2018년), 31쪽

이 책을 읽으면, 첫 장부터. 마음이 따뜻해진다. 동시에 눈이 커진다. 마음이 쿵쾅거린다. 아, 이건 정말 과장이 아니다. 꼭 읽어 보시라. 성경의 하나님,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성경이 어떤 책인지 다시 보게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첫 장을 비롯해 몇몇 장의 내용으로 2월에 있을 청년부 겨울 수련회 주제를 삼기로 했다. 인사이트가 가득한 책이다.

이런 깊이의 책을 만화와 함께 그려내려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저자와 출판사의 엄청난 용기이자 헤아림이라고 생각한다. 만화로 만들면 어른들의 손에 들리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책이 담고 있는 깊이와 사색의 깊이를 낮잡아 보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많은 이들이. 신학에 관심이 있는 (말하자면) 고급반의 평신도나 신학도, 목회자들만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이 다가가기 훨씬 쉽게 하기 위해서 이러한 포맷을 시도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시도는, 정말 멋지게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책이다. 결코 얄팍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 아니다. 추천하고, 선물하고, 두 번 읽고, 세 번 읽고, 읽고 또 선물하고, 서평도 쓰고 하기에 아주 좋은 책이다. 가격도 알맞고 그림도 너무 좋다.

진심으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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