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영적 어버이 됨을 닮아가고파
바울의 영적 어버이 됨을 닮아가고파
  • 하창완
  • 승인 2018.12.12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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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창완 목사의 큐티목소리나눔 - 고후12:11-13:4

바울은 두 장에 걸쳐서 스스로 자랑하는 가짜 교사들에 대항해서 자신의 자랑거리를 늘어놓았습니다. 그 가운데 거짓 교사들을 비꼬고 자신의 연약한 모습을 솔직히 공개하고, 그리스도의 사도로서 갖는 자신의 참된 리더십, 그 내적 권위(하나님의 인정과 승인)를 드러내었습니다. 이제 편지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바울은 그동안 주된 논쟁거리를 정리하고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바울의 목소리를 정리해보면 아래처럼 됩니다.

 

1. 바울의 편지 마무리, 생활비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한 정리.

나는 저 사람들이 가져왔다는 그 사도들의 추천서에 적힌 그 사도들보다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다. 내가 너희들과 함께 있는 동안 이런 표징과 기적들을 분명히 보지 않았느냐? 내가 단지 너희들에게서 생활비를 받지 않은 것으로 계속 비방하는데, 사실 자식이 부모를 책임지는 게 아니라 부모가 자식을 먹여 살리는 게 맞는 거 아니냐? 혹 어떤 사람들은 내가 겉으로는 사례나 보수를 안 받고 뒤로는 챙겼다고 비방하는데 그건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다. 나 뿐만아니라 내가 보낸 디도도 나랑 똑같이 너희들에게 폐를 끼친 적이 한번도 없다. 이건 변명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그를 증인으로 모시고 말하는 것이다.

 

2. 복음대로 살고 있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처리.

다음으로, 죄를 짓고도 회개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말하겠다. 내가 지금 세 번째 너희들에게 가려고 준비 중인데, 내가 솔직히 걱정되는 건, 내가 갔을 때 그들 때문에 얼굴 붉히게 되고, 그런 사람들을 용납한 너희들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내가 부끄러울까봐 그게 걱정이다. 내가 가면 그들을 가만두지 않겠다. 내가 못할 것 같으냐? 천만에! 너희들이 그리스도 예수께서 내 안에서 일하시는 증거를 원하지 않느냐? 걱정하지 마라. 내가 가면 너희는 그 증거들을 충분히 보게 될 거다. 예수님도 십자가에 돌아가시는 연약함을 넘어서서 하나님의 능력으로 부활하시지 않았느냐? 비록 내가 약한 모습이 많아보여도 내 속에 역사하시는 그리스도께서 살아계셔서 그들을 정리하고, 너희들을 만나게 될 거다.

 

3.

바울은 오늘 이 마무리 본문 속에서 자신의 영적 부모됨을 아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부모들의 유형 중에는 극단적 두 모습이 빠지지 않습니다. 민주적 자유방임형, 독재형의 극단, 너무 자녀를 풀어놓아서 완전 개망나니로 자라도 방임하는 사람, 아님 극단적인 통제를 가하는 사람 말입니다. 그런데 진짜 모범적 부모는 자녀들과 친구처럼 허물없이 지내면서도 동시에 권위를 제때 발휘하는 사람들이겠죠. 영적 부모로서 교회의 어린 자녀들을 돌보는 경우도 동일할 것 같습니다. 너무 관계 중심적이어서 주님을 떠나 허랑방탕한 삶을 살아도 그냥 용납하는 경우, 아님 극단적으로 율법적인 경우의 양 극단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이를 넘어서서 균형잡힌 영적 어버이의 모습으로 잘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허물없이 자신을 오픈하고 친구로 지내면서도 적절한 영적 권위를 갖고서 위기상황에 대처하고 평소에도 주님을 닮아가도록 적절히 격려하고, 거짓 교사들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고, 잘못 사는 사람들에 대해 엄하게 꾸짖고...

그렇지만, 이런 균형 잡힌 모델같은 리더십이 있다고 해서 교회가 평온한 건 아니라는 말씀. 언제나 사탄의 유혹과 도전, 사람들 사이의 시기 질투 때로는 범죄함 등등의 위기 속에 균형잡힌 리더십은 어떤 구체적인 모습으로 살아갈까? 바울이 겪은 고린도교회와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우리는 교회 안에서 리더들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진리와 사랑으로, 섬김과 이끎으로 살아가는지를 배우게 되네요.

하긴, 교회뿐이겠습니까? 집에서 아이를 키우다보면 하루에도 열 두 번씩 뒤집어지는 일들을 만나는데, 그 가운데 아이와 친구처럼 지내면서도 바른 길로 훈육하는 걸 조화롭게 하며 살 수 있는 부모의 경지... 바울이 말한 것처럼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신 연약함 속에서 부활의 강함을 드러내신 것처럼, 바울이 셋째하늘의 경험을 말하면서도 육체의 가시를 갖고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내가 약할 때 강함 주시는 주님을 바라보고 가면서 이 신비한 균형이 내 속에 자리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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