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책과 관람한 영화만큼 내 세계는 확장된다
읽은 책과 관람한 영화만큼 내 세계는 확장된다
  • 이유진
  • 승인 2018.11.25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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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이야기] LA 내일을 여는 사람들
YTN NEWS(2016. 11. 11) 갈무리
YTN NEWS(2016. 11. 11) 갈무리

2016년 겨울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촛불을 들러 나갔다가 탄핵을 당할 때까지, 구속될 때까지, 정권교체, 이명박 구속 이렇게 오다 보니 어디서 발을 빼야 하는지 모르는 채 일 년 반 넘도록 흘러왔다. 지금도, 양승태 구속, 사법부 적폐 청산, 국가보안법 폐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등 바라고 이루어야 할 일들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흘러오는 시간 동안 '내일을 여는 사람들'(내여사) 독서 모임과 함께 했다. 책을 좋아했고 나름 많은 책을 읽었던 나였지만 취향은 참으로 편협했다. 좋아하는 작가의, 좋아하는 장르의 책만 읽었으니까. 그래도 80년대에 태어난 내가 60년대 생의 정서를 가진 것은. 내가 60년대 생 작가들의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워드 진, <strong>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strong>, 이후, 2016년 
하워드 진,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이후, 2016년 

2주에 한 번 만나온 독서 모임에서 함께 읽은 책들은 평소에 내가 읽는 책들이 아니었다. 생소하고 생경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창비, 2014년) 정도를 빼면 내가 사거나 빌려 읽었을 법한 책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그 모임을 통해 내 세계가 넓어졌음을 고백한다. 독서 모임도 있지만, 한 달에 한번은 영화를 보는데, 대부분 책과 관련 있는 영화를 본다. 그 영화들도 대부분 나 혼자서는 보지 않았을 영화들이다.

최근에 끝낸 책은 '하워드 진''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이후, 2016)라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웬일로 내 취향을 저격한 책을 만났다고 생각했다가 그간 내 취향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생각한다. 2년 전의 나였다면 내가 이 책을 사서 읽었을까?

영화 셀마 포스터
영화 셀마 포스터(2014)

이 책을 함께 읽으며, 흑인 민권운동의 중심에 있던 마틴 루터 킹(MLK) Jr.의 이야기를 다룬 에바 두버네이(Ava DuVernay) 감독의 'Selma'(2014)와 베트남 참전 용사 이야기를 다룬 올리버 스톤 감독, 톰 크루즈 주연의 'Born 4th of July'(한국에서는 ‘74일생으로 소개된 영화, 1989)를 함께 보았다. 영화 시작 전에 흑인 민권운동의 역사와 베트남전의 배경과 역사 설명을 5~10분 정도 들으며, 학교에서도 못 배우는 것을 여기 와서 배운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한 권의 책과 두 편의 영화만큼 내 세계가 확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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