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적인 상황마저도 하나님이 주관하신다
절망적인 상황마저도 하나님이 주관하신다
  • 정병오
  • 승인 2018.11.21 0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병오의 아침 묵상 - 예레미야 45장 1~5절
René-Antoine Houasse(1676), Nebuchadnezzar giving royal order to your subjects the construction of the Hanging Gardens of Babylon to Please his Consort Amyitis.
René-Antoine Houasse(1676), Nebuchadnezzar giving royal order to your subjects the construction of the Hanging Gardens of Babylon to Please his Consort Amyitis.

바벨론에 의한 예루살렘의 함락은 유대인들에게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예레미야를 통해 주셨던 하나님의 예언의 성취이기도 했다. 그 땅에 남은 백성이든 포로로 잡혀간 이들이든 모두 예레미야의 예언이 옳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고 이제 예레미야를 통해 주실 말씀을 바라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예레미야 입장에서는 자신의 예언이 성취되고 자신의 영적 권위가 올라가는 것을 마냥 기뻐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에게 있어서 유다에 대한 심판은 끝이 아니라 유다가 그동안의 우상숭배와 악행을 벗고 이제 하나님의 백성으로 온전한 회복을 향해 가는 첫걸음이었다. 그러기에 유다의 멸망 이후 예레미야의 마음은 더욱 분주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좀 더 편한 환경일 수 있는 바벨론 포로 가운데 있기보다는 좀 더 자신을 필요로 하다고 생각한 유다의 남은 자들 가운데 거하며 그들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회복시켜가는 일을 돕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유다 왕족이자 극단적 민족주의자인 이스마엘 일행이 바벨론이 세운 총독 그다랴와 바벨론 군사들을 암살하면서 유다의 남은 자들은 예상되는 바벨론의 보복에 떨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다랴의 군대 장관이었던 요하난이 중심이 되어 애굽으로의 도망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애굽으로 가지 말고 유다 땅에 남아 있어야 살 것이라는 예레미야의 경고도 거부한다. 그리고 이들은 예레미야와 바룩도 애굽으로 함께 데리고 간다. 그리하여 자기 백성을 새롭게 하려는 예레미야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이제 더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애굽에서 절망하던 예레미야와 바룩은 여호야김 왕 4년째 해에 있었던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한다. 아호야 김여호야김 왕 4년은 유다에게나 예레미야에게 매우 중요한 해였다. 그 해는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이 애굽 군대를 물리치고 근동의 실질적인 권력을 장악한 해였다. 당연히 유다도 바벨론의 군사적 위협 앞에 풍전등화에 처한 시점이기도 했다. 이때 하나님은 예레미야에게 그동안 자신이 받았던 모든 말씀을 기록하게 했는데, 예레미야는 바룩에게 그 기록을 맡기고 이 기록된 두루마리를 백성과 고관들에게 읽어주게 한다. 결국 그 두루마리 책을 받은 여호야김은 보란 듯이 그것을 불태움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함으로 심판을 재촉한다. (361-26)

절망적인 상황마저도 하나님이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붙들고

평안함을 얻으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모든 일을 수행한 바룩은 크게 절망하며 탄식한다. (3) 그리고 이 상황을 돌이키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고심하고 또 고심했다. (5) 이에 하나님은 바룩을 향해 자신은 세운 것을 헐기도 하시며 심은 것을 뽑기도 하는 분임을 말씀하신다. (4) 그리고 이제는 이 상황을 돌이키기 위해 수고하고 애쓸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신다. (5) 이제는 유다를 향한 하나님의 심판이 확정되었고 심판의 시간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완전한 절망이 아님은 세우신 분이 헐고 심으신 분이 뽑는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허신 분이 또 세울 수가 있으며 뽑으신 분이 또 심으실 수도 있음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제는 예레미야든 바룩이든 충분히 할 수 있는 수고를 다 한 것이고 이제는 하나님께 맡기고 쉬어도 됨을 말하는 것이다.

물론 이 말씀이 주어진 이후에도 1617년 이상 예레미야와 바룩은 힘써서 자기 백성을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그들을 돌이키게 하기 위해 힘쓰고 애를 썼다. 하지만 그 결과는 바벨론의 침공이었고, 그 남은 자들과 함께 애굽 땅에서 또 다른 바벨론의 침공과 심판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상황이 절망적이긴 하지만 이 상황마저도 하나님이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붙들고 평안함을 얻으라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이것이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고, 그리스도인이 끝까지 붙들어야 하는 삶의 원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