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으로 본 세습
구약으로 본 세습
  • 전성민
  • 승인 2017.11.1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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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에는 세습의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그것을 반대한다
이 글은 전성민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올린 글입니다. 2013219일에 열린 학술심포지엄 교회 세습, 신학으로 조명하다에서 교회 세습에 대한 구약학적 고찰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건 글을 부분적으로 수정한 글입니다. 전문이 매우 길어 결론만 가져왔습니다. - 편집자 주
장신대에서 열린 세습반대기도회, jtbc 뉴스 화면 갈무리  ⓒJTBC
장신대에서 열린 세습반대기도회, jtbc 뉴스 화면 갈무리 ⓒJTBC

지금까지, 세습의 의미, 원인, 구실들을 살피면서 각 문제들에 대해 구약이 줄 수 있는 통찰들을 정리했다. 특히 세습의 원인으로 혈연주의와 권위적 지배구조가 지적되어 왔는데, 이 두 가지에 대해서 구약도 명확히 반대하고 있음을 보았다. 기독교가 혈연이 아니라 언약의 종교인 것은 신약에 와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이미 구약에서부터 그래왔음을 주로 여호수아의 내용을 통해 확인했다. 구약에 나오는 가장 대표적인 권위적 지배구조로 왕정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구약, 특히 역사서는 혈연에 의한 세습을 토대로 하는 왕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아무리 훌륭한 지도자라 하더라도, 그들의 권력을 이어받은 자녀들은 정반대의 악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이와는 대조적으로 바람직한 지도력 이양으로 보이는 예들은 모두 혈연에 기초하지 않았다.

세습을 정당화 하는 구실로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하나님의 백성에게 요구되는 삶의 수준은 법을 지키는 수준이 아님을 보았다. 법 자체가 권력의 이해 때문에 왜곡될 수 있으며, 법의 실행 또한 얼마든지 겉으로는 그 절차를 적법하게 보이게 하면서도 본질적으로는 악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을 적법한 절차를 통해 나봇을 죽이고 그의 밭을 빼앗은 아합과 이세벨의 이야기를 통해 확인했다. 세습에 대한 반대 이유 중에는 세습이 현재 한국 사회와 교회의 상황 속에서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이러한 지적은 구약 윤리의 체계 안에서 얼마든지 토대를 가질 수 있는 주장임을 구약 윤리의 “자연법”적 특징을 간략히 살펴보는 것을 확인했다.

부모의 담임 목사직을 자녀가 이어받는 것이 어떤 상황, 어떤 시대, 어떤 맥락이든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범죄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 교회와 사회의 상황에서 그것은 단순한 “자녀 청빙”이 아니라 “일정한 특권이 혈연적으로 계승”되는 “세습”이 분명하다. 구약에는 그런 세습의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구약은 그것을 반대한다. 교회 세습은 담임 목사가 왕의 자리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것은 하나님의 왕 되심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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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전성민교수는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VIEW) 학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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