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성경에 합당한 예배를 드릴 것인가?
어떻게 성경에 합당한 예배를 드릴 것인가?
  • 김석현
  • 승인 2018.11.16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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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익, 특강 예배모범, 흑곰북스, 2018
손재익, 특강 예배모범, 흑곰북스, 2018
손재익, 특강 예배모범, 흑곰북스, 2018

지난 2015년 봄에 저는 목사고시를 준비했었습니다. 고시는 6월 중순에 있었고 그때까지 제가 공부해야 할 과목은 조직신학, 설교학, 목회학, 교회정치, 예배모범, 권징조례였습니다. 이들 중에 예배모범을 공부하다가 시벌’(施罰)해벌’(解罰)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여러 번 생각했습니다. 이게 왜 예배모범에 들어가 있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그 의문은 예배모범을 여러 번 반복하며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었습니다. 권징의 의미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예배와 연결하는 것을 그때까지는 익숙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경험이 아니어도 여러분들 중에는 예배와 관련된 의문을 가진 분들이 있을 겁니다. “이 순서가 예배에서 어떤 의미가 있지?”, “주일 예배드리는 시간은 누가 정했을까?”, “헌금을 왜 해야 하는 거지?” 등등의 질문 말입니다. 이에 대해 답을 찾은 분들도 있을 테고,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건 누구에게도 물어보기에 조금 부끄럽고 부담스러울 수 있겠습니다. 괜히 물어봤다가는 이것도 몰라?”라는 핀잔을 듣거나, 또 만족할 만한 대답을 얻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구에게 묻기 껄끄러우면, 역사에 물어봐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또한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문화와 언어 차이가 큽니다. 잘못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도움이 필요합니다. 많은 책의 도움을 받는 것이죠. 그런데, 이 책들 또한 만만하지 않습니다. 어렵고 복잡한 용어와 내용이 많아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을 방해합니다. 그렇다면, 다룰 것은 다루면서도 쉽고도 정확하게 설명하는 책이 필요합니다.

 

예배와 관련하여, 마침 좋은 책이 나왔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총회(1643~1649)와 그 결과물에 천착하는 출판사인 흑곰북스에서 나온 특강 예배모범이라는 책이 그것입니다. 이 책은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결과물 중 하나인 예배모범(1645)처음부터 끝까지살펴보는 책입니다. 이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흑곰북스의 책들은 다른 출판사의 책들과 차별되는 디자인을 통해 전달력을 극대화하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물론, 학술서인 스코틀랜드 종교개혁사는 제외됩니다).

독자는 예배모범이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예배 순서 속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쉽고 정확하게 파악해 낼 수 있습니다.

특강 예배모범또한 기존 책의 디자인을 따라갑니다. 그런데, 일부 공개된 내용에서 조금 드러나듯이, 디자인이 조금 차분(?) 해졌습니다. 예배모범 본문을 최초로 구와 절로 나누어 분석한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독자는 예배모범이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예배 순서 속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쉽고 정확하게 파악해 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책을 펼쳐 읽으면 금방 공감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의 분량은 370페이지입니다. 원래 예배모범의 분량보다 꽤 많습니다. 이는 이 책 안에서 예배모범 원문을 분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용 파악을 위해 구와 절을 나누고, 중요한 전치사와 단어를 드러내기 위해 원문을 가공했습니다. 내용을 수정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세밀하게 나누었습니다. 원래 예배모범은 문단별로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그 내용을 선지식이 거의 없는 독자가 파악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영어고, 17세기 문체의 영어이기에 더욱더 어렵습니다.

독자의 편의를 위해, 원문을 잘게 나누고 그 옆에 한국어 번역을 두어 읽기 편하게 배려했습니다. 책 본문의 글자체도 이전 책과는 가독성이 높아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잘게 나눈 원문과 한국어 번역을 보니 마치 행간성경(Interlinear Bible)을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렇게 예배모범 본문을 가공한 출판사와 편집자의 의도는 분명합니다. 예배모범이 가르치는 내용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것 외에는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겠습니다. 이 점에서 특강 예배모범은 같은 출판사의 다른 작품과 같습니다. 전달력의 향상을 위해서 모든 시도를 다 한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그것이 원문 해설 밑에 위치한 읽으며 곱씹으며에서도 드러납니다. 본문을 먼저 읽은 편집자의 감상과 함께 본문을 읽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건너뛰어도 상관없으나, 중요한 팁을 다루고 있기에 반드시 읽을 것을 추천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총회에서 작성된 예배모범은 17세기라는 특정한 시간과 공간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그 배경을 알면 더욱 내용이 잘 다가옵니다. 이를 이미 알고 있는 독자라면 더욱더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잘 모르는 독자라면 조금 버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친절하게 출판사는 본문을 다루기 전에 1, 2 단원을 준비학습으로 만들어 예배의 원리, 예배의 요소, 역사적 변천을 다루고 있습니다. 17세기 영국 상황을 잘 알지 못해도 1, 2단원을 잘 읽고 정리하면 이후의 내용을 읽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여기서 더 많은 사람이 예배모범을 실제로 읽고 그 유익을 누려야 한다는 출판사의 의도와 배려를 듬뿍 느낄 수 있습니다준비학습의 주제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용어가 많이 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문장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씁니다. 군더더기가 없다는 뜻이죠. 덕분에 독자는 중요한 개념을 정확하게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미리 겁내지 말고, 차분하게 읽으면 반드시 뭔가 얻게 되니 도전해보길 바랍니다.

각 단원은 원문 번역과 해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원문 번역과 해설이 거의 같은 분량입니다. 예배모범 자체가 예배의 요소와 의미를 설명하는 문서이기에 이런 구조를 취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설에서는 본문의 핵심 주제를 언급하면서 이것이 왜 중요한지, 왜 우리가 이를 알아야 하는지를 차분하게 설명하며 설득합니다.

특기할 것은 여기에는 대소요리 문답과 함께 각 장로교회의 예배모범을 삽입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장로교회의 예배모범이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에 기초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저자의 꼼꼼함과 배려, 의도가 드러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현 한국의 장로교회가 부족하지만,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정신을 그래도 이어받고 있음이 명시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또한 무엇이 성경적으로 바른 것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살펴봄으로써,

현재 우리의 예배의 태도를 점검할 수 있습니다.

편집자의 글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뿌리와 원형을 살펴보자는 말은 또한, 율법처럼 적용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17세기 중반에 작성된 예배모범을 살펴보는 것은 현시점의 우리의 예배를 비판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완전히 뜯어고쳐서 새롭게 시작하고자 함도 아닙니다. 당시 사람들이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살펴봄으로써, 현재 우리의 예배의 태도를 점검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정리한 내용이 성경적인지 아닌지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하나님이 말씀하신 대로 예배해야겠다는 열심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은 그저 그것을 보는 데만 그쳐서는 안 되겠습니다. 거기서 흘러나온 물줄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어디서 넓어지고, 어디서 좁아지는지를 살피면서 그 흐름 안에 있는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배워야 하겠습니다. 특히 예배라는 주제에서요.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유익한 도구가 됩니다. 예배모범은 어떻게 성경에 합당한 예배를 드릴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 중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은 오늘날 우리는 물론, 앞으로 오고 올 모든 세대, 모든 보편교회에 해당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거룩한 하나의 보편교회에 속한 모든 성도가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장로교회에 속한 성도라면 헌법에 실린 예배모범과 함께 필수적으로 읽어야 하겠습니다. 직분자에게, 또는 곧 직분자가 되실 분들에게 선물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성경의 교훈에 의하면 직분자는 바른 예배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예배는 우리가 너무나 쉽게 경험합니다. 그래서 그 중요성을 간과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예배모범을 해설하는 이 책을 통해 그런 우리를 점검하고 돌아보고 다짐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모두 장차 영광스러운 교회의 회원으로 거룩하고 흠이 없게”(5:27)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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