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에서는 대형교회가 잘 되나?
왜 한국에서는 대형교회가 잘 되나?
  • 옥성득
  • 승인 2017.11.15 03: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 화면 갈무리
jtbc 뉴스 화면 갈무리 ⓒJTBC

한국에서 왜 대형교회가 잘 되고, 성형외과가 잘 될까?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뒤섞여 있는 것 같다.

conformity(순응) > transformity(변환)

가족에 봉사하는 가족 자아(자아)와 다른 사람과 같아야 한다는 주체성 없는 자아를 조장한 신 유학 때문에 (좋게 말하면 관계성 중심 자아), 큰 집과 같은 제국에 충성하는 신민을 기른 식민지 교육 때문에 (좋게 말하면 서구제국주의에 대항하는 대동아주의), 국가 발전이 나의 발전의 기본이라는 국가주의 교육의 세뇌 때문에 (좋게 말하면 민족중흥과 근대화의 역군), 상업주의에 물든 소비적 자아 때문에 (자아수양 대신 자기 개선과 성취 ).

비록 21세기가 되었지만, 여전히 한국인은 친구 따라 강남 가고, 쌍꺼풀 수술을 하고, 학원 다니고, 큰 교회 다니고, 비슷한 옷을 입고, 명품 가방을 들고, 목소리 큰 사람을 따라 가야 안심하는 심리를 지니고 있다. 대신 남들이 가진 것 보면 배가 아프다. 그래서 그나마 쉽게 브랜드를 누릴 수 있는 대형교회에 많이 나가는 것은 아닐까? 나의 양심과 나의 주체적 자아를 발전시키지 않고 익명으로 대형교회의 이름 아래 숨을 수 있어서 편하기 때문에, 누가 뭐래도 큰 교회에 나가는 것은 아닐까?

개신교의 출발점인 하나님 앞에서 자유로운 단독자, 그런 개인주의가 허용되기 어려운 것이 대형교회가 아닐까?

 

feticism(주물숭배) 때문이다.

어떠한 물건에 초자연적인 힘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 이를 숭배하는 주물숭배(呪物崇拜)는 한국인의 종교성의 밑바닥(저층)에 자리 잡고 있다. 주물숭배는 고대인의 세계관의 일부였다. 그래서 구약성경에서는 우상숭배를 금했다. 주물숭배는 또한 자본주의 세계관의 일부이다. 그래서 브랜드 숭배가 판을 친다.

굿판에도 고급 위스키를 바쳐야 귀신이 감응하고, 제사상에도 음식이 풍성해야 조상신이 감응한다. 교회 이름도 00명성교회, xx사랑의교회, **소망교회가 되어야 하고 건물도 번쩍번쩍거리고, 거대해야 하나님이 임재해계시고 성신의 복이 임한다.

거대 주물이 가득한 신전에 와서 참배하는 신도들은 주물의 규모와 근육질과 황금빛에 압도된다. 그런 브랜드 소비가 신분 상승의 복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따라서 브랜드 파워를 가진 교회와 그 체인 상권과 소비자 그룹을 포기하는 것은 무척 힘들다. 가만히 있어도 브랜드의 힘으로 굴러가기 때문에, 그 교회 안에 기득권을 가진 이들은 그 브랜드를 만든 창업주를 신주 모시듯이 한다. 그 명성을 유지 발전시킬 후손을 얻기 위해 조혼을 시키거나 첩을 들여서라도 장자를 빨리 정해야 구원의 확실성이 자리 잡는다. 그들에게 구원은 브랜드의 존속이기 때문이다. (북한 주체사상의 구원관도 이와 유사하다.)

대형교회의 세습은 이처럼 유교 가족주의와 주물숭배가 만난 기독교/제사/주술/적인 현상이다. 교인도 목회자도 거대한 물신 숭배, 규모 숭배, 아들 선호, 가문 세우기, 족보 숭배에 빠져 하나님을 잊어버렸다. 십계명 제1계명과 2계명을 어기는 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