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태초에 하나님의 신이 수면위를 운행하시듯이, 온 세상을 물로 덮고 그 물을 말리우시듯이, 바벨론 제국을 향한 하나님의 손이 그렇게 하실 것을 고백하는 노래?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입니다. 아무래도 이 구절을 담은 CCM 덕분인 것 같습니다. 이 노래가 바탕에 둔 성경 구절은 아래와 같습니다.
내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 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니, 이는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임이니라. (이사야 11:9)이는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세상에 가득함이니라. (하박국 2:14)
1. 바다
그 옛날은 지금처럼 동영상이나 사진, 그림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영상물은 전혀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여행도 드물고, 사람들의 공간 이동, 다양한 환경과 문화와의 접촉도 아주 드물었습니다. 그 시절,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나 이집트 그리고 지금의 요르단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지역에 살던 이들에게, 바다는 무엇이었을까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바다를 가 본 적도 눈으로 본 적도 정확하게 눈에 그려본 적도 없는 이들은 얼마나 많았을까요? 그들에게 바다는 무엇이었을까요? 네팔의 산촌에서 한국에 온 한 노동자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바다를 마주하고 어찌할 줄 몰라하던 한 예능 프로그램이 떠오릅니다.
고대 중근동에도, 그리고 성경에서 바다는 존재합니다. 갈릴리호수, 동해(아라바 바다 - 사해), 서해(대해 - 지중해), 홍해 등 바다로 부르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바다라 불리는 것을 직접 접한 이들은 얼마나 되었을까요?
하박국과 이사야의 노래 속의 바다는 어느 바다를 뜻하는 것이었을까요? 그 예언의 노래를 듣던 이들은 어떤 바다를 떠올렸을까요? 노래만큼, 시어 만큼 공감력 가득한 표현은 없을텐데 말입니다.
2. 물이 바다를 덮음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은 표현은 어떤 풍경을 그리고 있는 것일까요? 하박국과 이사야는 무엇을 떠올리며 이 렇게 노래하는 것일까요? 듣는 이와 말하는 이 사이에 공감으로 형성된 그 장면은 어떠한 것이었을까요? 물이 바다를 덮는 소리와 현장은 어떻게 드러나는 것이었을까요?
갈릴리 사람들에게 갈릴리 호수로 급류가 형성되어 흘러들어가 그 호수를 덮는 장면은 어떤 그림 언어를 만들어 냈을까요? 국지성 호우와 폭우, 갑자기 불어난 물로 인해 거친 물상을 이루며 동해(아라바바다 - 사해)를 덮는 장면은 어떤 아픔으로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까요?
광야에, 국지성 호우와 급류가 낮은 곳 낮은 곳으로 흘러들어가는 장면은 아찔하기 그지 없습니다. 순식간에 그 바다를 덮어버립니다.
3. 바벨론, 바다, 홍수
바벨론의 영향권에 놓여있던 이들에게 '바다'는 어떤 존재감이었을까요? 그 바다를 덮고 여호와의 영광이 온 세상에 가득해지는 풍경은 어떤 그림 언어로 다가오는 것이었을까요? 혹시라도 물이 온 바다를 다 덮어버린 그 노아의 시대를 떠올리는 이들은 전혀 없었을까요?
4. 그날이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오리라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저지할 수 없는 급속하고 거칠고 빠르기가 그지 없이, '여호와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온 땅에, 온 세상에 가득차고 넘치는 것을 떠올릴 수는 없었을까요?
마치 태초에 하나님의 신이 수면위를 운행하시듯이, 온 세상을 물로 덮고 그 물을 말리우시듯이, 바벨론 제국을 향한 하나님의 손이 그렇게 하실 것을 고백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5. 다시 부르는 노래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온 세상에 충만하리라, 여호와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세상에 가득하리라.
아래 구글 이미지는 사해 주변을 담고 있습니다. 사해와 주변 골짜기가 닿아 있는 곳 곳곳에 - 모든 곳이 아니라 - 사구가 형성된 곳이 있습니다. 사해 주변 골짜기에서 종종 많은 물이 쏟아져 나와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그 사구의 폭과 넓이는 유입되는 물의 양과 속도를 느끼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