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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확인없는 작문하기, 기사 돌려막기
중앙일보의 혼다 전 의원 이름으로,' 윤미향, 철저한 수사 촉구' 기사 돌려막기
2020. 06. 05 by 김동문

갑자기 미국의 전 연방하원의원이 윤미향 의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는 기사가 돌고 있다. 더불어 진중권 전 교수와 하태경 의원의 반응이 더불어 기사화되었다.

 

구글 이미지 갈무리

이들 해당 기사 대부분은, 마이크 혼다 전 미국 하원의원 등이 지난 1일 홍콩 인터넷매체 아시아타임즈에 기고된 글을 출처로 언급하고 있다. 그 가운데 중앙일보의 기사가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한 중앙일보 기사는 모두 두 꼭지이다.

 

중앙일보(2020.06.03 21:55 수정 2020.06.03 21:56)

중앙일보는, 美 혼다 “윤미향, 철저한 수사” 촉구에…하태경 “국제적 망신살” 제하의 기사(2020.06.03 21:55 수정 2020.06.03 21:56)를 실었다. 이 기사 안에 이런 내용이 등장한다. 이 기사의 대부분은 하태경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글이었다.

마이크 혼다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를 지지하며 한국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데 대해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윤미향(더불어민주당 의원) 감싸는 민주당은 국제 망신살이 뻗쳤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하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혼다 전 의원까지 윤미향을 비판하고 나섰다. 혼다 전 의원은 2007년 미 의회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혼다 전 의원 입장에선 윤미향 비판이 당연한 게 정의연(정의기억연대)과 윤미향은 국제시민사회의 보편적 룰을 위배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NGO에 회계 투명성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했다.  또 “회계 공시를 제대로 안 한다는 것도 상상할 수 없다. 정의연은 공공성을 상실했고 윤미향은 공인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이해찬 대표는 윤미향 보호가 얼마나 국제적으로 창피한 일인지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2020.06.03 00:02)

하태경 의원이 바탕에 깔고 있는 기사는 중앙일보의, 혼다 “이용수 할머니 대단한 용기, 윤미향 철저히 수사해야”(2020.06.03 00:02)였다.

마이크 혼다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 등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92)를 지지하며 검찰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를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혼다 전 의원은 2007년 미 의회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주도해 통과시키는 등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서왔다.


위의 기사는 정작 아시아타임즈 기고문은 인용하지 않고 있다. 이 중앙일보가 바탕에 깔고 있는 주장의 출처는, 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행동이었다.

2일 ‘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행동’에 따르면 혼다 전 의원과 릴리안 싱·줄리 탱 샌프란시스코 위안부정의연대 공동의장 등은 지난 1일 홍콩 언론 매체 아시아타임스에 보낸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 할머니는 지난 9일 ‘정의연과 전 대표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위안부 생존자들을 위해 기부된 돈 관리를 부적절하게 해왔다’고 말했다”며 “잘못과 불의를 목격한다고 해도 그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할머니는 그렇게 할 대단한 용기를 지니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는 어떠한 정치적인 고려의 개입 없이 (한국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지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행동'이 인용한 출처는, '혼다 전 의원과 릴리안 싱·줄리 탱 샌프란시스코 위안부정의연대 공동의장 등은 지난 1일 홍콩 언론 매체 아시아타임스에 보낸 기고문'이었다.

 

<아시아타임즈> 기사에는 어떻게 나와 있을까? 지난 1일자 <아시아타임즈>에는 Never forget sexual slavery as part of Japan’s WWII history 제하의 기고문이 실렸다. 

아시아타임즈(2020.06.01)


기고문 내용중 15% 정도가 한국의 이 할머니의 증언에 연결된 것이었다. 일본 정보와 언론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도 20% 정도, 다른 나머지는 그동안의 위안부 운동 경과 과정에 대한 소개를 담고 있다.

중앙일보가 기사에서 인용한, '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행동'이 언급한 <아시아타임즈> 기고문 내용과 기고문 자체를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이 할머니는 지난 9일 ‘정의연과 전 대표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위안부 생존자들을 위해 기부된 돈 관리를 부적절하게 해왔다’고 말했다” / On May 9 this year, Grandma Lee made news again. She accused the Korean Council for Justice and Remembrance for the Issues of Military Sexual Slavery by Japan (JDH) and its former head, Yoon Mi-hyang, of financial impropriety over funds that were donated for the benefit of surviving “comfort women.”

She also accused the organization of straying from the goals and purposes of the movement by focusing too much on demonstrations and not on education, especially for Korean and Japanese youth.

“잘못과 불의를 목격한다고 해도 그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할머니는 그렇게 할 대단한 용기를 지니신 분”/ It is never easy to speak up when one sees wrongs and injustices. Grandma Lee is very courageous to do so. She has nothing to gain from doing this. We understand South Korean prosecutors are already conducting an investigation into the allegations. “우리는 어떠한 정치적인 고려의 개입 없이 (한국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지기를 촉구한다”/We urge the investigation be full and thorough without any political considerations.

 

"We understand South Korean prosecutors are already conducting an investigation into the allegations. We urge the investigation be full and thorough without any political considerations."라는 표현이 수사와 관련한 기고문의 언급이다. 중앙일보가 강조하고 있는, "마이크 혼다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 등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92)를 지지하며 검찰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를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라는 표현과는 적잖은 거리감이 느껴진다.

중앙일보가 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행동을 인용하여 마이크 혼다 전 미국 연방하원 의원 등이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라고 보도했다. 이 기사를 보고 하태경 의원의 반응했다. 하 의원의 반응을 중앙일보는 또 보도했다. 이러는 과정에 중앙일보는 정작 아시아타임즈 기사 자체를 인용한 것 같지 않다. 그러면 하태경 의원은 <아시아타임즈> 기고문을 확인했을까? 그런 것 같지 않다.
 

조선일보(2020.06.03 09:56 | 수정 2020.06.03 09:59)

조선일보는 관련 기사에서, 부제목으로 페이스북에 마이크 혼다 전 美 하원의원 기고문 게재하며 비판 "이해찬 대표, 윤 의원 보호가 얼마나 국제적으로 창피한지 깨달아야" 라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정작 기사에서는 아래와 같이 언급했다.

하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이크 혼다 전 미국 하원의원이 홍콩 아시아타임스에 보낸 기고문과 관련된 기사를 게재하며 “미국의 혼다 전 의원까지 윤 의원을 비판하고 나섰다”며 “혼다 전 의원은 2007년 미 의회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 주도한 분”이라고 했다.

 

하의원의 페이스북 페이지 하태경의 라디오하하 어디에도 <아시아타임즈> 기고문 자체는 언급하거나 직접 게재한 바 없다. 조선일보도 그것을 알면서도 부제목으로 비틀어서 왜곡했다.

1차 자료 확인없이, 주장하는 이의 주장의 사실 확인 없이, '제목 장사'를 하거나, '기사 제목으로 작문하기' 등의 경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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