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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독립된 기사를 인과관계로 엮은 것으로, 사실 왜곡
[팩트체크] 김정은 위원장 위험 상태, 김여정이 김의 후계자?
2020. 04. 21 by 김동문

사건에는 일의 순서가 있다. 그 순서를 뒤바꾸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곤 한다. 뉴시스는 아래와 같이 보도했다. 그러나 이것은 은근한 사실 왜곡이다.

뉴시스(2020.04.21 12:31) 갈무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심혈관 수술을 받은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영국 가디언20일(현지시간)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 주목했다. 김 위원장의 프로파간다를 이어갈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후계자라는 평가다. - 뉴시스(2020.04.21 12:31)

이 기사를 읽으면, 미국 언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심각한 위험 상태라고 보도했다는 주장과, 영국 가디언지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 주목했다는 주장을 본다. 이 문장 논리 구조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김정은 뒤를 이을 존재라는 암시와 더불어 김정은 위원장이 위중하다는 상상을 하게 한다. 그런데 이것은 사실 관계를 뒤바꾼 왜곡 보도에 해당한다.

가디언(2020.04.20) 온라인판 갈무리

일단 영국 가디언지의 보도 상황을 살펴보자. 온라인 뉴스와 지면 뉴스를 같이 살펴보았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가디언지 온라인 기사에 실린 것은 영국 시각으로 지난 20일 02:19이다.

가디언지(2020.04.21) 26쪽 갈무리

지면에는 21일자 26쪽에 실려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이 심장 수술을 받았다는 기사는, 영국 가디언 온라인판 21일 04:29(현지 시각)이다. 두 기사 사이에는 하루 하고도 2시간의 차이가 있다.

가디언(2020.04.21) 온라인판 갈무리

김정은 위원장이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에서 영국 가디언이 김여정 제1부부장에 주목한 것이 아니다. 이 두 쪽의 기사는 처음에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기사였다. 어느 하나가 다른 기사의 원인 또는 결과가 아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심각한 위험에 빠졌다는 기사가 나오기 전에 김 제1부부장에 대한 기사가 나온 것일 뿐이다.

그런데 뉴시스 기사는, 이 두 꼭지의 이슈를, 인과관계로 엮은 느낌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심각하게 위험 상태인데, 김여정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그것은 사실 왜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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