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시민과 같은 권리를 부여를 시민권을 주는 것으로 오해
[팩트체크] 포르투갈, 이주자·난민에 시민권 부여? - 오해
2020. 04. 02 by 김동문

한 꼭지의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이주자에 대한 차별이 일상화된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부러운 뉴스가 되기도 했다. 기사의 제목은 <포르투갈, 코로나19 수습될 때까지 이주자·난민에 시민권 부여>였다. 그런데 이 기사는 사실을 조금 오해한 측면이 있다. 아니면 오해하게 만드는 표현을 담고 있다. 먼저 뉴시스 기사를 보자.

포르투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모든 이주자와 난민에게 임시로 시민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포르투갈 내각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포르투갈 이민국에 신청서를 내는 모든 외국인에게 오는 6월30일까지 시민권의 권리를 명백히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르투갈 정부는 이번 조치가 모든 이주자와 난민 신청자들에게 의료보험 혜택을 부여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포르투갈 내각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공중보건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그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모든 이주자와 난민에게 임시로 시민권을 부여하기로 했다"는 표현은 다소 오해 여지가 있다. '임시로', '시민권'이라는 표현이 무엇을 꾸미고 있는 것일까? "포르투갈 이민국에 신청서를 내는 모든 외국인에게"라는 표현도 적용 시점과 대상에 대해 오해의 여지를 안겨준다. 이 기사가 인용한 외신은 CNN 이었다. CNN은 지난 30일(현지 시각) Portugal gives migrants and asylum-seekers full citizenship rights during coronavirus outbreak 제하의 기사를 실었다. 우선 기사 제목에서 눈여겨 봐야할 것이 있다. 한국어로는 그냥 시민권으로 번역하는 citizenship과 구별되는 citizenship rights 이라는 표현이다. 시민권을 주겠다는 것 즉 시민권자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권리를 주겠다는 것이다. 기사를 조금 더 들여다 보자.

CNN 뉴스 (2020.03.30)

Portugal has temporarily given all migrants and asylum seekers full citizenship rights, granting them full access to the country's healthcare as the outbreak of the novel coronavirus escalates in the country. The move will "unequivocally guarantee the rights of all the foreign citizens" with applications pending with Portuguese immigration, meaning they are "in a situation of regular permanence in National Territory," until June 30, the Portuguese Council of Ministers said on Friday.

 PÚBLICO (2020.03.28)

여기서 눈여겨 봐야할 표현은 임시적으로 시민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준다는 표현과 포르투갈 이민신청자라는 정체성이다. 포르투갈 현지 언론보도는 또 어떤지 짚어보자. 포르투갈의 PÚBLICO에 실린 원문 기사를 구글번역기를 통해 영어로 옮겨보았다.

Despacho publicado esta sexta-feira à noite refere que documento de pedido serve de comprovativo, funcionando como uma autorização de residência temporária. Dará acesso a todos os serviços públicos como Serviço Nacional de Saúde e apoios sociais. Requerentes de asilo também são abrangidos. Medida é “dever” de “sociedade solidária em tempos de crise”, diz ministro Eduardo Cabrita ao PÚBLICO.

Order published this Friday night states that the application document serves as proof, functioning as a temporary residence permit. It will provide access to all public services such as the National Health Service and social support. Asylum seekers are also covered. Measure is a “duty” of a “solidary society in times of crisis”, says Minister Eduardo Cabrita to the PUBLIC. 

이 기사에 따르면, 포르투갈 정보가 이주자나 난민에게 시민권을 부여한다거나 시민권자로서의 권리를 제공한다는 의미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포르투갈 이민국에 이민 또는 망명 신청한 이들이 갖고 있는 이민신청서나 망명신청서가 임시거주허가(증)로서 기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를 더 살펴보면, 포르투갈 이민국 업무가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되어, 7월 1일 이후에 재개될 것을 염두에 둔 한시적 특별 조치인 셈이다. 지금은 포르투갈 이민국에 새롭게 이민 신청서를 접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뉴시스 기사에서 언급한 "포르투갈 이민국에 신청서를 내는 모든 외국인에게"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최소한 "포르투갈 이민국에 신청서를 모든 외국인에게"라는 표현으로 바뀌어야 한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코로나19 충격 속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포르투갈, 코로나19 수습될 때까지 이주자·난민에 시민권 부여> 뉴스는 아쉬운 기사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윤여은 2020-04-17 23:54:34
팩트체크를 통한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