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이 정도의 '공적'으로 장관상(표창)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팩트체크] 황교안 대표 자녀 장관상 수상, 아빠 찬스?(1)
2019. 10. 31 by 김동문
'장애우와 함께하는 모임'(장함모) 사이트 갈무리

이 기사는 뒷북 뉴스이다. 황교안 대표 자녀, '아빠 찬스' 누린 것 아니냐? 2001년 12월 황교안 대표의 아들 황ㅇ진(1984년생) 군과 딸 황ㅇ희(1986년생)양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거의 같은 이유로 2004년 황 대표의 딸이 고3 때인 2004년 9월에, 전국중등교장협의회와 푸르덴셜 사회공헌재단이 공동 주최한 제6회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 금상도 받았다. 같은 활동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상(표창)과 중·고생 자원봉사대회 금상(황 대표의 딸)을 수상한 것이다.

“남다른 인터넷 정보시스템을 이용하여 장함모가 굳건히 발전해 나가도록 많은 정성과 노력을 경주하였다. 눈에 띄는 테마 봉사로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될 것이다. 특히 문집을 발간하고 1:1 친구맺기 행사로 장애인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지속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칭찬한다.” - 제6회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 금상 수상 공적 내용

"장애우와 함께하는 모임(장함모)"의 설립 운영을 통하여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친구 또는 선후배로 교류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가족초청 사랑나누기" 행사에 참여하여 장애우 사랑에 동참하였으며, 장봉도 혜림원 봉사 활동에 참여함은 물론 중앙일보 NIE학생 명예기자로서 활동하는 등 장애인먼저 활동의 활성화와 장애우에 대한 인식개선에 노력함. - 2001년 제6회 '장애인먼저' 우수실천단체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 황ㅇ진 군 공적 내용중

황 대표 자녀가 받은 보건복지부 장관 상은 무엇이고, 그 상을 받은 근거였던 인터넷 사이트는 어떤 것이었나? 게다가 이 사이트는 그 이듬해인 2005년 운영이 중단되었다. 대학입시 준비로 더 바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활동하다가, 대학 진학 후에 활동을 줄이거나 중단한 이유는 무엇일까? 두 자녀의 수상에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과 정치권의 문제제기는 타당한 것인가? 

 

1. 국정감사 현장에서 연이어 제기된 복지부장관 표창 부정 수상 의혹

지난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자녀의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 문제를 제기했다. 다시금 황 대표 자녀가 운영하여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았다는 한 인터넷 사이트가 언급되었다. 이 의원은 3개월 남짓 사이트 운영을 한 이유 등으로 상을 받은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연합뉴스(2019.10.02)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아빠 찬스 아니냐"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고, 한국당 의원들은 "싸우자는 얘기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재정 의원은 이날 오후 국감에서 "정부포상 지침은 행안부 소관인데, 포상 기준에 벗어나면 점검하는 것은 장관 업무"라고 운을 뗀 뒤 황 대표 아들과 딸이 2001년 '장애인먼저 우수실천단체' 시상식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은 사실을 거론했다. 이 의원은 "5명이 장관상을 받았는데 그중 2명이 황 대표의 아들과 딸"이라며 "황 대표 자녀는 3개월 남짓 사이트(장애우와 함께하는 모임)를 운영해 수상했고, 공적 조서에는 장애인 봉사활동과는 상관없는 공적도 기재됐다"고 주장했다. - 연합뉴스(2019.10.02)

그 뒤를 이어 지난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국정 감사에서도 자유한국당 황 대표 자녀의 과거 복지부 장관 표창 부정 수상 의혹이 연이어 제기됐다.

중앙일보(2019.10.04)
중앙일보(2019.10.04)

복지위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복지부는 지난 2001년 12월10일 UN이 정한 세계장애인의 날(12월3일)에 즈음해 ‘장애인먼저’ 실천 우수자를 시상했다. 많은 관련 단체들과 국민들의 참여 속에 장애인먼저 실천운동의 활성화와 국민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돕기 위해 5명을 대상으로 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여했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황 대표의 아들과 딸이 장애인과 친구 맺기 웹사이트인 ‘장함모’를 운영한 실적으로 장관 표장을 받은 사실을 언급했다. ... 정 의원은 “5명 중 3분은 수공기간이 5년11개월에서 9년10개월인데, 황교안 대표 자녀만 수공기간이 11개월로 매우 짧다”라며 “11개월 수공기간으로 장관 표창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국민들께서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데, 장관도 동의하시느냐”라고 질의했다. - 중앙일보(2019.10.04)


연이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이같은 문제제기는 근거에 바탕을 정당한 의혹제기였는가? 이보다 앞서서 일부 언론이 이 문제를 짚어냈다. 두 의원의 황 대표 자녀의 수상 자격에 대한 의혹 제기와 동일한 맥락을 가진 기사였다. 이례적이었다는 것이다.

 

2.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 사유, 이례적?

2001년 '장애인 먼저' 시상식(2001년 12월 10일) 보도자료를 살펴보자. '제6회 『장애인먼저』우수실천단체 시상식 개최'. 장애인먼저실천중앙협의회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하는 행사였다. 당시 단체와 개인으로 나뉘어져 상이 주어졌는데. 여기에 황교안 대표의 아들과 딸이 개인 부문 수상사 5인에 포함되었다. 대상과 적십자상, 우수실천단체상은 전부 단체가 받았다. 보건복지부장관상은 개인 5명이 공동으로 받았다. 황대표 두 자녀의 수상 이유는, '장애우와 함께하는 청소년 모임'을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2001년 '제6회『장애인먼저』우수실천단체 시상식 보도자료

SBS뉴스나 경향신문 등은 이같은 황 대표 두 자녀의 수상은, 사이트 관계자인 오누이가 동시에 수상하고, 활동 기간도 짧은데 상을 받는 등 이례적인 일로 평가했다.

SBS뉴스(2019.06.25)

지금까지 복지부에 남아 있는 자료들을 토대로 어떤 사람들이 장애인먼저실천상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았는지 찾아봤다. 2000년에는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봉사회 부회장, 학원 대표, 공기업 과장 등 3명이 받았고 2003년에는 작업치료사, 공기업 직원, 기업 봉사활동가 총 3명이 받았다. 대부분 오랫동안 장애인 활동에 헌신했던 사회인이 받았던 점을 본다면 2001년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동시 수상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 SBS뉴스(2019.06.25)

경향신문(2019.07.21)

기자가 ‘장애우와 함께하는 청소년모임(이하 장함모)’ 활동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 것은 황교안 대표의 이른바 ‘아들 흙수저 스펙 숙명여대 강연’ 발언 논란이 벌어지기 전이다. 이후 언론을 통해 황 대표의 아들·딸이 2001년 11월 장함모 활동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은 데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사이트가 정식 오픈한 것은 그해 7월인데, 4개월 만의 활동으로 당시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남매에게 장관상을 주는 것이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2019.07.21)

 

3. 보건복지부 장관상 공적 개요, 다시 읽기?

황 대표 아들 황ㅇ진 군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을 만하다며 공적으로 내세운 것은 4가지이다. 아래는 보건복지부에서 작성한 수상자의 공적 조서 내용입니다. 이 보고서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은 수공기간 즉 '추천'한 활동을 진행한 기간이 11개월로 적혀 있다. 그런데 아무리 길게 잡아도 인터넷 사이트 관련 활동은 6개월에 불과하다. 그런데 11개월로 과장했다. 황 대표 아들의 공적 개요를 짚어보자. ( 편집자 주 : 인용문 가운데 (  )에 넣은 숫자는 이해를 돕기 위해 넣은 것이다.

1) "장애우와 함께하는 모임(장함모)"의 설립 운영을 통하여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친구 또는 선후배로 교류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2) "가족초청 사랑나누기" 행사에 참여하여 장애우 사랑에 동참하였으며, 3) 장봉도 혜림원 봉사 활동에 참여함은 물론 4) 중앙일보 NIE학생 명예기자로서 활동하는 등 장애인먼저 활동의 활성화와 장애우에 대한 인식개선에 노력함.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실 자료

이 공적 즉 '상받을 자격'을 객관적으로 싶어본다. 후속 기사에서 장함모 사이트 활동 내역을 세부적으로 분석하여, 그 활동이 실제 어떠하였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그리고 황 대표 아들의 중앙일보 NIE학생명예기자 활동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그 명예기자 활동이 장애인먼저 활동의 활성화와 장애우에 대한 인식개선에 노력했다는 공적 조서 내용의 타당성도 살펴본다. 이 경우가 '아빠찬스'의 사례인지, '부모가 곧 스펙'인 것을 보여주는 '정성 스펙'의 사례인지, 아니면 억측인지 살펴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