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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에서 제작한 한국사 교재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사진이 게재된 것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오후 디시인사이드 내 노무현갤러리, 공무원갤러리'에는 각각 같은 사용자 이름으로, 한국사 공부중인데 이거 머냐(14:51), “한국사 교재 합성아니다”(15:59)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캡처된 책 이미지에는 ▲"붙잡힌 도망 노비에게 낙인을 찍는 장면(드라마 '추노‘) 라는 설명글이 담겨 있다. 그러나 해당 이미지는 KBS 2 드라마 '추노'의 한 장면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로 합성한 것이다. 이 문제의 이미지가 실린 책은 교학사가 2018년 8월 20일 펴낸 <한국사 능력검정 고급[1·2급] 최신기본서>이다. 238쪽에 실려 있다. 문제가 되자 뒤늦게 교학사는 이와 관련 21일 날짜로 교학사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2018년 8월 20일에 출간한 한국사 능력검정고급[1·2급] 참고서에 실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은 편집자의 단순 실수로 발생한 일”이다, "이를 제대로 검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과문에서 편집자의 단순 실수로 발생한 일이라는 표현이 무책임하게 다가온다.
경인일보(2019.03.21.)는 교학사 담당자가 "작업자가 구글 이미지 단순 검색해서 넣으면서 실수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하였다. 그런데 이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무책임한 반응이다. 일단 이 사진은 일반적인 온라인 검색을 하면 잘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구글에 추노 관련 검색어를 넣고 검색해봤다. 그러자 딱 한 장의 그 문제의 노 대통령의 합성 이미지가 뜬다. 2018년 4월 13일에 ㅇㅌ코리아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이다. 사진을 퍼오면서 이른바 저작권이나 사진 출처를 확인하는 것은 자연스런 절차이다. 이 게시판에 떠있는 출처 불명의 사진을 그대로 가져다 교재에 이미지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였다는 말인가? 이 사진이 드라마 추노의 한 장면이라고 믿었다는 것인가?
노 전대통령 조롱 합성 사진은?
이 사진의 원출처는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로 오르내리는 '일간베스트'이다. 2014년 7월 3일에 올라왔다.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고 있는 이 이미지는, 몇 가지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다. 2010년 1월 6일부터 2010년 3월 25일까지 KBS 2TV에서 방영된 24부작 특별기획 드라마 추노 장면에서 따온 이미지와 노 전 대통령의 얼굴 이미지를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쳐 재가공한 것이다. 먼저는 드라마에 나온 아래 장면을 반전시키고 그 위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덧씌웠다.
'편집자의 단순 실수'?
교학사의 사과문에 나온 것처럼, 편집자의 단순 실수로 이 사진이 교재에 실린 것인가? 교학사 관계자는, 이번 문제의 이미지를 게재한 것과 관련, 다소 받아들이기 힘든 설명을 하는 듯하다.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나온 추노의 익숙한 이미지들이 있음에도 이 사진을 편집자가 우연히 선택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런 주장에 신뢰를 둘 수 없는 이유는 있다. 교학사의 편향된 시각과 역사 기술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지난 2013년 교학사에서 발행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퇴출 요구를 당할 때 아래와 같은 의혹을 받았다.
“교과서에 실린 사진 대부분이 전문서적이나 정부기관의 공식자료가 아닌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가져온 것이라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6일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에 실린 외부 인용사진 561개 중 327개(58.3%)가 구글과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인용됐다는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근현대사 4·5단원의 포털 사진 인용률은 각각 67.5%, 82.7%에 달했다. “- 경향신문(2013.09.06.)
이런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을 비웃는 댓글과 문제가 된 한국사 고급 한정판 구매 인증 사진 올리기도 번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