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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7월 초에 찍힌 콜롬비아 여인이 이란 여인으로 둔갑된 가짜뉴스
[팩트체크] 투석형 직전에 물 한모금 입에 문, 이란 여인?
2018. 12. 14 by 김동문

조금 전에 이런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

"안녕하세요? ㅇㅇ 목사가 이슬람 혐오 관련(글을) 공유했는데, 과연 사실일까요?”

 관련 글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이란의 사하라 악법에 의하여 돌맹이로 맞아죽을 여인에게 마지막 물 한모금을 먹입니다. 죽어가는 여인의 인권은 아랑곳없이 저런 미개한 무슬림 문명을 우리가 함께 해야한다구요??”

이 글과 사진에 담긴 주장은 어느 만큼 사실일까요? 특별히 사진은 세 가지 이상의 사실 확인이 필요합니다. 사진이 실제 그대로의 것인가? 사진이 편집된 것인가? 편집되었건 실제 사진이건 사진을 설명하는 내용이 적절한가? 등을 물어야 합니다. 사진은 실제라고 해도 사진 설명으로 거짓을 퍼뜨리는 경우는 많습니다. 아예 포토샵 등으로 가공한 사진도 적지 않지요.

이 주장을 살펴보면서, 사진에 대해 짚어봅니다. 사진은 편집되지 않은 그대로일까요? 맞습니다. 사진은 진짜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진 설명이 적절한지를 짚어볼 단계입니다. 사진 설명에 따르면, 몇 가지 짚어봐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이란, 투석형 등에 대한 것입니다.

먼저, 사진 속 여인은 이란 여인이 맞나요? 아닙니다. 콜롬비아 여인입니다. 사진 속 주인공은 아래와 같습니다. 로이터 통신의 사진에 대한 설명에 이렇게 담겨 있습니다.

Colombian Maria Gabriela Ruiz, 66, is aided by a woman while she lies buried in the ground up to her neck along with Olmedo Gomez, 42, and Nicolas Salazar, 32, during a protest in a popular sector of Cali, July 4, 2003. Three people, two men and a woman, buried themselves three days ago in protest against the government because 150 displaced persons have not been relocated to a safe sector of Cali.

그러면 사진 속 여인이 투석형 직전이라는 설명도 거짓입니다. 이슬람과 무관하고, 이란과 무관하고, 투석형에 처해지기 직전이라는 설명도 거짓입니다. 엉뚱한 사진을 투석형에 처해지기 직전의 이란 여인으로 왜곡한, 이 가짜뉴스는 누가, 언제 만들어졌을까요?

정확하게 그 출처를 거슬러 올라가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온라인 검색을 통해 대략 지난 2014년 4월 하순에 올려진 블로그 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사진 설명은 지금과 조금 달랐습니다. "Photograph from Youtube video of Iranian woman about to be stoned to death" 였습니다.

Stop the Mosques Australia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Stop the Mosques Australia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지금과 같은 내용을 담고서 퍼드려진 것은 지난 2월 초로 보입니다. 그런데 묘한 것은 같은 사진으로 만들어낸 다양한 이미지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중 하나는 앞서 언급한 지난 2월 이후에 사용되던 것입니다. "Stop the Mosques Australia" 페이지에는 아래와 같은 글과 이미지가 올려져 있습니다.

"Stop the Mosques Australia"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THE "RELIGION OF PEACE" AT WORK in Iran defending it's moral standards under sharia law...defending them from such clearly dangerous reprobates as this woman, about to be stoned to death, and allowed the generous luxury of a spoonful of water before her agonising death.

다른 하나는 4월 무렵에 만들어진 아래와 같은 내용이 담긴 이미지입니다. 이 이미지는 또 두 갈래로 나뉩니다. 그 둘을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같은 내용을 갖고 글자 배치를 다르게 한 것입니다. 아래 두번째에 있는, 4월 말에 만들어진 이미지가 더 넓게 공유되고 있습니다. 

A woman just before being stoned to death in Iran under Shariah laws. At some places on this earth, women’s right limited to getting a spoonful of water before stoning. Still want to tell me that Islam is worthy of being part of our civilization?

트위터 갈무리

그런데, 15년도 더 된 엉뚱한 이미지를 이렇게까지 악의적으로 왜곡하면서까지 이런 내용을 퍼뜨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누가 한 것일까요? 한국인 사이에서는 언제 누가 퍼뜨린 것일까요?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이들 가운데는 가짜인 것을 알고서도 그렇게 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대개의 경우 이슬람에 대하여 이같은 생각을 이미 심증으로 갖고 있기에, 어렵지 않게 이같은 내용을 공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정직한 근거를 갖고 그 근거가 말하는 수준까지만 비판을 펼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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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2018-12-14 19:46:36
그 혐오글-(이란 여인 인권) 올린 사람에게. 당신 목사는 맞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