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집사인가, 아니면 홍준표 성도인가?
홍준표 집사인가, 아니면 홍준표 성도인가?
  • 김동문
  • 승인 2018.05.09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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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 교회 방문한 것이 뉴스인가?

기독교인들에게 좋은 일 하는 사람이 기독교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기분 좋고, 그 반대의 경우는 속앓이를 하기도 한다.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가수 박 아무개 이야기나 인기를 가득 끌고 있는 탤런트 박 아무개 씨의 종교에 관한 이야기에도 적잖이 민감해 한다. 때때로, 특정 정치인의 종교, 종교관이 궁금할 때가 있다. 선거철만 되면 같은 믿음을 가진 이를 밀어줘야 할 것 같은 부담을 갖는 기독교인도 적지 않다. 그래서인지 선거철을 맞이할 때면 정치인들의 교회 나들이가 꽤나 빈번해진다. 지금도 그런 시기인 듯하다.

얼마 전 특정 정치인의 교회 방문이 뉴스가 된 적이 있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 관한 뉴스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부활절을 맞아 교회를 찾았다. 홍 대표는 행사에 앞서 서민들과 북한 동포들의 평안을 기원했다.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홍 대표는 부활절인 1일 부인 이삼순 여사와 함께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를 방문했다. - 국민일보(2018.04.01)

정치인이 교회를 방문하는 것은 뉴스꺼리(?)일 수 있다. 기독교를 종교로 가진 정치인이 교회 가는 것은 뉴스꺼리도 아니다. 그런데 기독교인이라는 정치인이 교회를 방문한 것이 뉴스가 된다. 왜 이것이 뉴스인가? 그것도 사진과 누구를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누구와 동행했는지까지 언급하는 기사거리일 수 있는가?

지난 해 4월-5월 대통령 선거 국면에 돌던 가짜뉴스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다.

기호2번 홍준표후보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광성교회 안수집사이고, 그의 부인 이순삼 여사는 신앙이 아주 좋은 권사님이시랍니다. 모두신앙이 아주 좋다고 그교회 동문이 전하고 있읍니다. 동성연애나 종교차별금지법 절대 반대입니다. 투표에 참작, 적극 후원바랍니다. 그리고 강성노조,전교조와,민주화 이름으로 25년간 북괴스파이를 잡지 아니했는데 그세력을 척결, 해결할 자는 홍후보뿐이라고 확신이 갑니다.여호와닛시!! 여호와샬롬!!코이노니아화이팅!!!

그러나 이것은 가짜뉴스였다. 기독자유당과 범기독교계를 표방한 어떤 이들은 홍준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지지하기로 결심하고 지지할 명분을 다른 이들에게 안겨주기 위하여, 없는 사실도 만들어내고, 있던 거짓도 감추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치권의 일만도 아니고 기독교계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기독교인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기독교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홍준표 후보의 신앙이력이 확인되는 시점은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하기 전까지라고 할 수 있다. 홍 후보는 당시 본인의 선거구에 소재한 전농감리교회에 출석하고 있었다. 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홍준표 후보 부부는 10여년 이 교회에 출석했으며 부부 모두 집사로 임명받아 교회를 섬겼다고 한다. ... 이로 인해 홍후보의 출석교회를 둘러싼 논의가 분분한 실정이다. 서울의 모 대형교회 교인이라는 소문이 한때 돌더니 얼마 전에는 성복교회 집사, 전농교회 권사라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실제 출석하는 교회가 어딘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 CBS 노컷뉴스(2017.05.02)

그런데 이런 뉴스조차 거의 같은 내용이 다른 기자의 이름으로 다른 매체에 실린 것을 본다. 국민일보와 뉴시스는 이렇게 닮은 기사, 아니 같은 기사를 내보냈다.

위의 박스 속의 붉은 색 부분은 완전하게 일치하는 부분을, 푸른색 부분은 위치만 조정된 부분을 나타낸 것이다. 홍 대표의 교회 방문 기사가, 이렇게 기사를 표절(?)하면서까지 내보냈어야 할 정도로 중요한 뉴스였던가? 6.13 지방선거를 맞이한 지금, 교회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는 정치인들의 목소리가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그런데 궁금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그냥 성도인가? 집사라고 불러야 하나? 아니면 기독교와 관련하여 그는 어떻게 규정해야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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