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저도 구원받았습니다"?
박진영, "저도 구원받았습니다"?
  • 김선일
  • 승인 2018.05.02 21: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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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역사적 기독교 신앙인인가?

'박진영의 구원파 전도 포착'이라는 기사가 포털사이트 1위에 올랐다. 예상했던 바다.

나도 과거 힐링캠프(2012.04.30)에 나왔던 그의 이야기가 진솔해서 수업에서 같이 보기도 했고, 그 뒤로도 이어지는 그의 소위 '믿음에의 탐구'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박진영이 구원파 유병언의 조카사위라는 소식을 듣고 놀랐지만 가급적 편견은 배제하려고 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그의 노래와 춤은 도저히 육감적 탐닉과 노골적 선정성을 마케팅한다는 것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었다. 나름 대중문화에 담긴 인간적 절규에 대해서 관용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 그렇지만, 그의 연출에서는 인간의 말초적 욕망을 자극하고 표현하는 것 외에 건질 것이 거의 없었다. (물론 그조차도 나에게는 인간 이해의 단면이 될 수 있다)

그가 표방하는 영적 탐구라는 것과 더욱 공공연 해지는 상업적이고 선정적인 음악세계와의 부조화를 지켜보면서, 내가 속으로 품은 혐의가 있었다. 그가 자신의 대중문화 비즈니스에 종교성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예술과 종교성의 관계는 매우 긴밀하다. 신비적, 초월적 경험에의 몰입이라는 측면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의 뽕끼와 허세적 진지함도 일조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장 큰 드라이브는 결국 상업적 성공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그가 추구하는 종교성은 상당히 허약할 것이고, 구원파와의 연관성을 고려하면 정신적 공허감을 채워주는 반지성적 신비주의로 흐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다. 역사적 기독교 신앙이 아닌 정감록 같은 예언에 꽂히고 영계의 비밀을 파헤친다는 류의 기독교를 추종하고, 그게 진짜 기독교인 줄 아는 사람들, 아니 아예 확신하며 사는 심약한 이들이 '정상 교회들' 안에도 무수하다는 점이다. 심지어 신학교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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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민 2018-05-03 01:34:20
종교성을 이용할 만큼 악날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쌓아놓은 탑이 워낙 많다보니, 어려운 상황이죠. 마치 부자청년 같은 상황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