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교육부 차관의 얼굴 복장 변화 논란?
사우디 교육부 차관의 얼굴 복장 변화 논란?
  • 김동문
  • 승인 2018.04.17 2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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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의 외신 인용기사 원문 다시읽기

무슬림 여성 복장 중 하나인 눈만 내놓는 복장 '니깝'에서 일반 히잡(얼굴 가리개)으로 바꾼 교육부 차관 하야 알-아와드박사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런데 그 논란은 특이한 것은 아니었다. 사우디에서 여성들이(그들이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외출 시 착용하여야만 했던 긴 장옷(아바야) 착용이 자유롭게 되어가고 있는 것 등 옷차림의 변화가 급속하게 이뤄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는 와중에 연합뉴스 기사가 떴다. 그래서 어떤 사연인가 궁금했다. 먼저는 "니캅 벗고 얼굴 드러낸 사우디 여성장관 찬반 논란"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니캅(눈만 내놓고 베일로 얼굴 전체를 가리는 아랍 이슬람권의 여성복식)을 벗고 공개 석상에서 얼굴을 드러낸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장관의 옷차림을 놓고 찬반 논란이 가열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16(현지시간) 보도했다.  연합뉴스.(2018.04.17)

그래서 해당 연합뉴스 기사를 읽었다. 평소의 습관을 따라, 해당 기자가 적극적으로 참고했을 1차 기사()를 찾아 읽었다. 영문판 걸프 뉴스와 아랍어판 아랍 뉴스를 비롯한 아랍어 뉴스까지 찾아 읽었다. 1차 기사()와 연합뉴스 기사가 지목하고 있는 이슈, 그 이슈를 낳은 해당 행사 관련 기사를 확인하고 읽었다. 그리고 논란이 뜨겁다는 소셜네트워크에서 다뤄지고 있는 논쟁의 흐름을 짚어봤다. 논쟁은 트위터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아쉬운 기사

그런데 아쉽다. 연합뉴스 기사에 보이는 크고 작은 실수들이 보인다. 인명이나 지명을 정확하게 표기하지 못하는 것은 아랍어 비전공자의 한계일 것 같다. ‘사우디 여성 블로거 하툰 카드히하룬 까디’(Hatoon Qadhi)로 발음하는 것이 맞지만, 한국의 이상한 외국어 표기법(?)을 따라 간다면, ‘하룬 카디로는 적어야 했다. ‘사우디 시사평론가 사우디 알무사이비, 사우드 알 무사이비(Saud Al Musaibeeh)가 맞다

하룬 까디의 트위터 계정에 실린 게시글

오역도 보였다. '사우디 시사평론가 사우디 알무사이비, 사우드 알 무사이비(Saud Al Musaibeeh)의 신분은 미디어와 교육 자문위원(media and education advisor)이다.

사우드 알 무사이비(Saud Al Musaibeeh)의 트위터 게시물

기자의 자의적인 해석에 따른 첨삭도 보였다사우디 여성 블로거 하툰 카드히는 자신의 블로그에라고 적고 있지만, 영어판 기사에도 그런 표현은 없다. 그리고 하룬 까디가 교육부 차관에 대한 지지를 밝힌 것은 블로그가 아니라 트위터였다. 사우디 여성 블로거라고 기자가 적고, 거기서 자연스럽게 블로그를 연상한 것인지 모르겠다이것은 하룬 까디의 글이 트위터에 올라있는지, 블로그에 올라있는지 확인 안하고 쓴 내용이다.

그리고 이 기사 안에서 언급되는 몇 몇 행사와 이슈 발생의 시점에 대해 언급이 없다 6하원칙에 소홀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교육부 차관 하야 알-아와드(Haya Al Awad)가 언제, 어떤 행사장에서 니깝 대신에 히잡을 착용한 것인지 언급이 없다. 이 일이 벌어진 것은 지난 주 월요일(9)의 일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26개국이 참석한 가운데 3일 일정으로 열린 "Ta’leem 2018", 즉 '2018년 국제 교육박람회 및 포럼' 행사였다. 온라인 공간에서 그의 얼굴 복장 변경이 이슈가 되기 시작한 것은 그 직후인 10일 이후의 일이다. 이 이슈를 기사화한 영문판 기사가 나온 것이 한참 뒤인 지난 16일 전후이다.

무엇보다 연합뉴스 기사 등의 강조점(?)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있다. 연합뉴스 기사는 보수적 반응에 조금더 마음을 쓴 듯 하다. 그렇지만, 현지 영문 기사는 물론 아랍어판 지역 언론, 실제 트위터 상의 반응은 일부의 반대 분위기에 다수의 지지 분위기로 나뉘어 있다. 트위터 공간에서의 트윗, 리트윗, 답글에 있어서 전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지지 목소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هيا_العواد라는 새로운 해쉬 태그가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소수의 사람들(While a few users on social media)이 하야 알-아와드 박사의 행동을 비판할 뿐, 다수의 종교인과 저명 인사들(many others, including religious figures)은 적극적으로 하야 알-아와드 박사의 행동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연합뉴스 기사만을 읽으면 그런 분위기가 보이지 않는다. 기게적 중립(?)을 지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사우디는 변하고 있다.

이번 이슈를 통해 읽을 수 있는 것은 다른 곳에 있다. 눈만 내놓고 다니던 얼굴 가리개 옷차림이 히잡 착용 등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우디 여성의 옷차림에 대한 규제가 풀리고 있는 것은, 표현의 자유가 적극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하나의 징표가 되고 있다. 또한 그것을 당연시하고 강제하고 강요하고 있던 종교적, 관습적 보수주의가 크게 힘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거침없는 행보에 종교계가 적극적으로 순응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사우디 교육부차관 하야 알-아와드의 옷차림 변화를 둘러싼 논쟁을 통해, 사우디 안에 일고 있는 변화의 흐름을 다시 읽는 것은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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