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어떻게 됐어?”
애플파이를 한 입 우물우물 씹으며 뜬금없이 질문을 던지는 윤하. 여느 때처럼 아침밥을 먹고 있던 나는 갑자기 시간이 정지한 듯 굉장히 강력한 무언가에 의해 영원 앞에 소환되는 느낌을 받았다. 우물우물 밥은 씹고 있었지만 나름 집중하여 윤하에게 답을 주었다.
“우리를 위해 대신 벌 받기 위해 죽으셨어.”
“왜 죽었어?”
대신 벌 받는다는 게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지 다시 묻는다.
“응, 우리를 사랑하셔서…….” “사랑하는 건 뽀뽀하는 거잖아. 사랑하는데 왜 죽어?”
“윤하도 잘못했을 때 엄마가 때려주려고 하면 성하 오빠랑 수하 언니가 어떻게 하지?”
“…….”
“ 대신 성하 오빠나 수하 언니가 대신 맞아주지? 예수님도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 대신 벌 받고 죽으신거야.”
“아하…….”
예수님이 이해되었는지 대신 혼나주는 성하 오빠랑 수하 언니가 이해가 되었는지 만족한 표정으로 나비처럼 폴짝폴짝 뛰어가는 윤하. 벌써 다섯 번 째 겪는 일인데도 이런 순간은 언제나 신비롭고 감격스럽다.
큰 아이들과 나이에 맞게 성경을 이야기하고 나름 신학적인 주제를 가지고 늘 토론을 하고 있지만 4돌 전후의 아이에게서 느닷없이 날아오는 신학적 질문은 그 어떤 다른 질문보다 강렬하고 날카롭고 뭐랄까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든다.
순수하고 맑은 영혼의 힘인 것일까? 그 단순하고 직설적인 질문들은 나를 천상으로 바로 이끄는 놀라운 힘을 지닌 듯했다. 위 아이들과 그런 시간을 다 지났고 이제 마지막. 다섯 번이나 이런 축복을 받고 있으면서도 마지막이라니 아쉽다. 충분히 충분히 누려야지 싶다.
